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세헌 Apr 14. 2023

발라드 소울의 개척자

퍼시 슬레지 1941.11.25 – 2015.4.14

  결혼식 축가로도 많이 불리는 <When a Man Loves a Woman>은 두 남자의 인생을 바꿨다. 1991년,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은 이 곡으로 빌보드 1위에 올라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25년전에는 퍼시 슬레지(Percy Sledge)가  처음 이 곡을 불러 역시 넘버원을 차지했다. 이 곡은 운영했던 가게에서도 많은 신청을 받았다.


http://encyclopediaofalabama.org/


  나는 늘 퍼시 슬레지 버전으로 틀었다. 특별히 그랬던 이유는 마이클 볼튼 목소리가 내 취향이 아닌 것도 있지만, 그의 오리지널에서 나오는 오르간 소리를 너무나 좋아해서다. 탁월한 호소력을 발휘하는 그의 보컬 또한 더할 나위 없다. 곡의 시작과 함께 십여 초간 흐르는 오르간 전주는 비교적 소박하면서도 노래 전체를 지배하는 정서가 짙게 깔려 있다. 노랫말의 내용은 한 남자의 맹목적인 사랑이다. 그 사랑이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관적인 감상으론 그 결말은 왠지 쓸쓸했을 것 같다. 전반부의 오르간 소리가 그것을 암시한다고 보는 탓이다. 어쨌든 이 곡은 두 가수의 경제적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퍼시 슬레지는 이 곡을 발판으로 발라드 소울의 개척자로 명성을 이어간다. <Warm and Tender Love>라든가, <It Tears Me Up>이 그의 60년대를 대표한다. 제임스 카(James Carr)의 원곡을 다시 부른 <The Dark End of the Street>은 그의 보컬이 더 설득력 있다. 70년대 히트곡 <I’ll Be Your Everything> 이후 그는 더 이상의 히트곡은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가수로서 영원히 회자될 노래 한 곡을 남겼다는 건 대단한 축복이다.

작가의 이전글 전기기타를 멘 물리학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