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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Apr 16. 2023

뉴욕 펑크의 스피커

조이 라몬 1951.5.19 – 2001.4.15

그들은 모두 라몬(Ramone)이라는 예명을 사용했다. 밴드의 보컬 조이(Joey) 라몬이 그들 중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났다. 디 디(Dee Dee), 조니(Johnny)가 2000년대에, 드러머 토미(Tommy)가 2014년에 사망하면서 네 명의 뉴욕 펑크 전설들은 이제 모두 세상에 없다. 그들보다 나이 많거나 경력이 오래된 많은 뮤지션들이 여전히 무대에 오르는 현실을 생각하면 그들의 이른 죽음이 더욱 안타깝다. 


Roberta Bayley/Redferns


  라몬스는 1990년대에 다시 주목받는다. 당시 그런지 록과 네오 펑크 등 복고적 유행에 힘입어 70년대 뉴욕 펑크가 재조명되면서 밴드의 이름도 미디어에 자주 오르내렸다. 뒤돌아보니 그들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까닭이다. 간결한 리프로 인상적인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능력, 특유의 자유분방한 매력은 같은 시기 영국 펑크 록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들의 초기 앨범 네 장을 LP로 구입했던 날이 문득 떠오른다. 그 날은 운영하던 가게에서 <Blitzkrieg Bop>, <Judy is A Punk>에서 시작해 <Sheena is a Punk Rocker>까지 사정없이 달렸다. 거기에 TV만화영화 주제곡 편집앨범에 수록된 <Spiderman>까지 가세했다. 이 곡을 녹음했던 1995년 당시만해도 그들은 현역이었으나 이듬해 롤라팔루자 페스티벌 이후 해산한다.


  조이 라몬은 솔로 시절 루이 암스트롱의 원곡 <What a Wonderful World>를 녹음한 적 있다. 스탠더드 팝이 펑크 록으로 변신하자 삶을 찬미하는 가사는 일순간 냉소적인 일갈로 탈바꿈한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젊었던 시절보다 더 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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