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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Apr 30. 2023

별을 비추는 별

믹 론슨 1946.5.26 – 1993.4.29

  믹 론슨(Mick Ronson)은 글램 록의 한복판에서 말없이 빛나던 별이었다. 데이비드 보위의 기타리스트로 알려진 그는 반짝이는 별들을 오가며 글램의 무대를 은은히 밝혔다. 무엇보다 ‘Ziggy Stardust’와 ‘Aladdin Sane’ 등을 비롯해 70년대에 보위와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은 두 생명체가 완벽히 한 몸으로 재탄생한 순간이었다.


Image credit: Getty Images


  한동안 둘은 마치 오지 오스본과 랜디 로즈, 믹 재거와 키스 리차드처럼 대체불가능한 영혼의 단짝이었다. 보위가 본격적으로 미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기려 할 무렵, 그의 백 밴드 스파이더스 프롬 마스(The Spiders from Mars)는 해체되고 믹 론슨은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첫 번째 앨범 ‘Slaughter on 10th Avenue’의 타이틀 곡을 들으면 마치 이전의 보위 앨범을 듣는 듯한 기시감에 빠질 정도로 그가 지난 날에 기여했던 부분이 얼마나 컸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믹은 기타와 건반은 물론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에도 능했고 모두가 그를 필요로 했다. 글램 록 전성기의 사운드는 그의 지배하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트 더 후플(Mott the Hoople)의 대표곡 <All the Young Dude>에서의 강렬한 기타 인트로, 루 리드의 <Perfect Day>에서 절절하게 흐르던 피아노 반주와 오케스트라, 보위의 <The Man Who Sold the World>에서 반복되는 그 유명한 기타 리프 등 섬광처럼 빛나는 순간의 배후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비록 그는 스스로 발광하지 않았으나, 그가 밝힌 글램의 모든 순간들은 지금도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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