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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Apr 30. 2023

태초에 블루스가 있었느니라

머디 워터스 1913.4.4 – 1983.4.30

  머디 워터스(Muddy Waters)는 블루스 록에서 거의 모든 것의 아버지다. 롤링 스톤스는 머디의 히트곡 <Rolling Stone>으로부터 밴드의 이름을 따왔고, 에릭 클랩턴을 비롯한 영국의 블루스 록 뮤지션들은 그의 리프를 카피하며 기타를 연마했다. 모두가 그에게 빚을 졌다.


www.blackmusicproject.com


  그러한 사실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빗대 암시하는 패러디 그림이 1969년작 ‘Father and Son’의 앨범 재킷에 실려 있다. 스튜디오와 라이브 녹음, 두 파트로 구성된 이 음반에 그 유명한 <Got My Mojo Working>이 담겨있다. 그는 체스 레코드사의 메인 뮤지션이었다. 하울링 울프, 척 베리, 에타 제임스가 데뷔한 곳이다. 설립자 레오나르드 체스가 사망한 후에도 레이블이 계속 유지될 수 있게끔 도왔고 70년대 중반까지 그곳에서 꾸준히 앨범을 냈다. 이후 레이블을 옮겨 발표한 앨범에서 다시 녹음한 <Mannish Boy>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나도 이 곡으로 그를 처음 만났다. 1980년대에 리바이스 청바지 광고에도 실린 이 곡을 계기로 그는 오랜만에 다시 주목받는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풍경은 1981년 시카고에서 이뤄진 롤링 스톤스와의 합동 공연이다. 당시 기타리스트 버디 가이(Buddy Guy)가 운영하는 작은 바에서 이뤄진 즉석 무대였음에도 블루스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의자에 앉아 노래하는 머디 워터스 옆에 서있는 믹 재거의 모습은 할아버지 앞에서 신나게 재롱 피우는 소년을 닮았다. 두 사람의 얼굴은 공연내내 행복한 표정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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