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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y 14. 2023

아이돌의 기원

프랭크 시나트라 1915.12.12 – 1998.5.14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는 최초의 아이돌이다.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다. 대중문화에서 ‘아이돌’이라는 명칭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엘비스와 비틀스 이전에 미국의 청춘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빅밴드 소속 재즈 가수로 출발한 그는 스탠더드 팝으로 전향하면서 40년대 미국을 상징하는 목소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보이스(The Voice)’라는 칭호를 내렸다.



  한동안 프랭크의 음악은 물론 영화, TV 등 가능한 미디어를 모두 장악했다.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 출연해 남우조연상까지 받은 그 무렵의 시나트라는 만능 엔터테이너에 가까웠다. 그러고 보면 21세기 아이돌이 추구하는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욱이 자유분방한 연애사와 도발적인 언행은 당대의 록 스타를 방불케 했다. 같은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인 페리 코모의 가정적이고 단정한 인상과도 대비되었다. 기질적으로 남들보다 피가 뜨거웠던 것 같다. 엘비스와 비틀스에게 아이돌 자리를 내주며 그들에게 저주를 퍼붓다가도 나중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와 인정의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비틀스의 곡 <Something>과 <Yesterday>를 불러 자신의 음반에 수록하기도 했다.


  가게에서도 프랭크 시나트라는 제법 인기였다. <Strangers in the Night>가 나오면 모두가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표정이었고, <New York, New York>의 관악 세션이 울려 퍼질 때는 양키즈 스타디움의 열기 못지않은 뜨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원조 아이돌의 클래스는 그야말로 영원하다. 그는 아티스트의 위치에 올라선, 최초의 아이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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