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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1978년산!

게리 라퍼티 1947.4.16 – 2011.1.4

by 황세헌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오래전에 잊힌 뮤지션이 다시 주목받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다. 스코틀랜드 포크 록 밴드 스틸러스 휠에게도 그런 행운이 찾아왔었다. 타란티노 감독 영화 ‘저수지의 개들’ 덕분이다. 영화에 삽입된 왕년의 히트곡 <Stuck in the Middle with You>은 90년대 이후에 다시 인기를 끌었다.

Photo by Gie Knaeps - © 1979 Gie Knaeps - Image courtesy gettyimages.com

게리 라퍼티(Gerry Lafferty)는 스틸러스 휠의 공동 리더였다. 밴드는 오래 못 가 해체되지만 그는 솔로 앨범 ‘City to City’로 화려하게 재기한다. 수록곡 중 <Baker Street>와 <Right Down the Line>이 크게 성공했으며 그루브가 강조된 점이 인상적이다. 사실 그것은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다. 앨범이 발매된 1978년의 시대정신은 바로 디스코였다.


비지스(Bee Gees)의 사운드트랙 ‘토요일 밤의 열기’가 나온 것도 그 해였다. 조금 과장하면, 어떤 음악도 디스코의 자기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록 음악도 마찬가지였다. 롤링 스톤스마저도 <Miss You>로 대세를 따랐고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는 <Da Ya Think I’m Sexy>로 아예 분위기를 즐길 태세였다. 거기에 토토의 데뷔 곡 <Georgy Porgy>까지, 이 모두가 1978년에 쏟아졌다.

전염병처럼 퍼지던 그 ‘열기’는 마음 속에 방역 마스크를 쓰고 굳건히 버티지 않는 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는지도 모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게리 라퍼티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한 유연성이 영역 간의 활발한 교류로 이어진다. 유쾌한 ‘혼종’을 만나는 즐거움도 거기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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