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세헌 Jan 10. 2023

런던으로 간 늑대인간

하울링 울프 1910.6.10 – 1976.1.10

  하울링 울프(Howlin' Wolf)는 온몸으로 노래했다. 거대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때로 음악은 피지컬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울부짖는 늑대’라는 예명은 그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Frank Driggs Collection


  영화 ‘캐딜락 레코드’에서는 같은 레이블 소속의 머디 워터스와 앙숙관계로 비쳤지만 늘 그렇지는 않았다고 한다. 워터스가 탁월한 기타 실력을 갖춘데 비해 울프는 상대적으로 하모니카와 보컬 실력에서 앞섰다. 또한 그에게는 휴버트 섬린(Hubert Sumlin)이라는 기타리스트가 있었다. 그의 기타 연주는 워터스 못지않게 훌륭했다. 울프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The Back Door Wolf’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IMDb


  1970년에 울프는 돌연 런던으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에릭 클랩튼, 스티브 윈우드(Steve Winwood), 롤링 스톤스의 찰리 와츠(Charlie Watts), 빌 와이먼(Bill Wyman)과 함께 앨범을 내면서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블루스 록 지망생들에게 시카고 블루스의 진수를 보여주려는 베테랑의 한 수 가르침이었을 것이다.


  머디 워터스 또한 2년 후 런던으로 날아가 로리 갤러거(Rory Gallagher), 미치 미첼(Mitch Mitchell) 등과 함께 같은 제목으로 앨범을 낸다. 울프와 워터스는 영국의 젊은 뮤지션들의 눈에 블루스의 신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들이 전파한 ‘원조’ 블루스는 곧바로 영국 록 음악의 자양분이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웨일스의 방망이 깎던 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