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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13. 2023

록과 재즈를 함께 사랑한 재즈맨

마이클 브레커 1949.3.29 - 2007.1.13

  마이클 브레커(Micahel Brecker)는 한때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처럼 보였다. 테너 색소폰 한대로 록과 재즈 사이를 종횡무진 오가며 그가 세션으로 남긴 연주는 실로 방대하기 이를 데 없다. 그와 함께했던 록/팝 스타로는 제임스 테일러, 칼리 사이몬, 엘튼 존, 존 레논, 루 리드, 로버트 파머, 프랭크 자파 등에 이른다. 재즈를 듣지 않는 자라도 마이클의 색소폰 소리는 반드시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다 80년대 중반 자신의 솔로 앨범을 시작으로 그는 재즈에 더욱 몰입하며 자신만의 컬러를 대중들에게 알렸다.



  내가 처음 마이클의 존재를 알았던 90년대에 이미 그는 재즈계의 베테랑이었다. 당시엔 매끄러운 톤과 화려한 색채감이 너무 지나치다고 여겨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마이클만한 색소포니스트를 만나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절감하곤 했다. 그의 살아 생전에 좀더 깊게 좋아하지 못했던 점이 후회스러울 따름이다.


  오랜만에 그의 앨범들을 꺼내 들어본다. 역시나 90년대가 최고 전성기였다. 그의 우상 존 콜트레인을 닮은 미끈하고 정돈된 톤, 수많은 세션에서 갈고 닦은 섬세한 감정연기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라는 희귀병으로 투병 중에도 끝까지 완성해낸 그의 유작앨범 'Pilgrimage' 또한 감동적이다. 1월의 한복판에서 그의 색소폰 소리가 더욱 청명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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