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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16. 2023

스크린과 악수한 뮤지션들

해리 닐슨 1941.6.15 – 1994.1.15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 ‘미드나잇 카우보이’는 영화에 앞서 사운드트랙으로 먼저 만났다. 흑백 사진의 음반 재킷이 주는 황량한 느낌은 영화 관람에서도 이어졌다. 무엇보다도 오프닝에 등장하는 해리 닐슨(Harry Nilsson)의 노래 <Everybody’s Talking>이 마음에 와닿았다. 노랫말처럼 ‘내 마음의 메아리’만 들리는 소외감이 묻어나는 곡이다.


Stan Meagher/Daily Express/Hulton Archive/Getty Images


  영화의 개봉연도가 인상적이다.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열린 1969년은 미국 영화사에도 의미 있는 해였다. 데니스 호퍼(Dennis Hopper)의 ‘이지 라이더’와 샘 페킨파(Sam Peckinpah)의 ‘와일드 번치’, 조지 로이 힐(George Roy Hill)의 ‘내일을 향해 쏴라’, 그리고 존 슐레진저(John Schlesinger)의 ‘미드나잇 카우보이’가 모두 같은 해에 개봉되었다. 일명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탄생이다. 풍요로움 속에서 움트는 사회적 모순과 제도권의 타락에 염증을 느끼던 일군의 영화 감독들은 그동안의 낡은 문법에 저항하며 영화를 만들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당대의 록 뮤지션들과 손을 잡았다. 해리 닐슨의 곡도 그러한 배경 속에서 나왔다.



   <Everybody’s Talking>은 원래 포크 가수 프레드 닐(Fred Neil)의 커버 곡이나 지금은 모두가 닐슨의 곡이라고 얘기한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도 닐슨의 버전으로 이 곡이 실렸다. 그러고 보면 빅 히트를 기록한 <Without You>도 록 밴드 배드핑거가 오리지널이다. 그럼에도 그가 훌륭한 싱어송라이터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영화 ‘저수지의 개들’에도 삽입된 <Coconut>은 운영했던 가게에서 틀었던 해리 닐슨의 트랙들 중 가장 인기 있는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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