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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16. 2023

재능과다, 과다출현

지미 캐스터 1940.6.23 – 2012.1.16

  지미 캐스터(Jimmy Castor)는 힙합 샘플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의 밴드 '지미 캐스터 번치'를 이끌면서 종잡을 수 없는 다양한 음악성과 그 안에서의 번뜩이는 기지로 많은 추종자들을 낳았다. 한동안 그는 ‘모든 것의 남자(E-Man)’라 불렸다.



  만일 입체파 시절의 피카소가 그의 음악만 듣고 초상화를 그린다면, 그 속에는 킹 커티스(King Curtis),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슬라이 스톤(Sly Stone), 조 바탄(Joe Bataan),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의 얼굴까지 등장할지도 모를만큼 그는 전방위적 음악성을 과시했다. 특히 지미 헨드릭스와는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받은 영향은 1972년 앨범 ‘It’s Just Begun’에도 반영되었다. 더욱이 이 앨범은 펑크 뮤지션으로서 펼칠 활약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으며, 2010년대에 LP로 재발매될 정도로 펑크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펑크의 세계로 본격 진입한 그는 데뷔 시절 두왑, 라틴 소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감각을 활용해 수많은 명곡을 양산해냈다. 그 와중에도 <A Whiter Shade of Pale>, <You Light Up My Life> 같은 곡을 색소폰 발라드로 연주하는 상업적 수완도 보였다.



  80년대부터 시작된 힙합 뮤지션들의 샘플링 러시는 그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기회이기도 했으나 숱한 저작권 분쟁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비스티 보이즈 곡에 등장하는 유명한 일성, ‘Hey Leroy’도 지미의 곡에서 빌어온 것이다. 그렇게 후대의 뮤지션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제공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대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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