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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16. 2023

나이지리아의 ‘슈가 맨’

윌리엄 오니예보 1946.3.26 – 2017.1.16

  존재조차 몰랐던 뮤지션이 어느 날 갑자기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고 대대적인 이슈라 말하긴 좀 그렇지만, 미국 아이폰 광고에 나올 만큼 음악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from Luaka Bop


  윌리엄(William Onyeabor)은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인물이었다. 그것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다가 사라진 것이 아닌 자발적 은퇴였다. 게다가 영미권도 아닌 나이지리아 출신으로서 그곳에서 수 년간 활동했을 뿐이다. 그의 음악은 영국의 레이블에 의해 ‘발굴’되었다. 그는 또 한 명의 ‘슈가 맨’이었다. 덕분에 나도 레코드로 구해 가게에서 틀 수 있었다. 한 장의 편집 음반과 두 권의 박스세트를 모두 구매했다. 그의 건반은 신선하면서도 어딘가 친숙했다. 밴드 음악도 아니고 신시사이저로 대부분의 악기를 커버하는 방식이다. 그러고 보니 70,80년대 한국의 박시춘, 심성락 등이 쏟아냈던 ‘전자 오르간 경음악’과 분위기가 매우 흡사했다. 윌리엄의 경우는 보컬이 가세했지만. 그가 음반을 낸 시기가 1977년에서 1985년이었으니 활동 시기도 거의 같다. 그래서인지 키보드가 내는 소리도 왠지 비슷했다. 어쩌면 같은 회사 제품이었을 수도 있다.



  그 당시 나이지리아에는 국민 영웅 펠라 쿠티(Fela Kuti)가 한창 활동 중이었다. 윌리엄도 그에게 영향을 안 받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나름의 독창성을 견지했다. 광고에 실린 <Fantastic Man>을 비롯해 <When the Going is Smooth & Good>과 <Atomic Bomb>을 들어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영국의 클럽 DJ들이 한동안 그에게 열광했던 이유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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