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세헌 Jan 20. 2023

메탈로 도금된 판타지 뮤지컬

미트 로프 1947.9.27 - 2022.1.20

  영혼의 파트너 짐 스타인먼이 사망한 지 일 년이 채 안되어 미트 로프(Meat Loaf)의 부고소식을 듣는다. 그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배우이자 록 밴드의 보컬로 활약하며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였으며 록 오페라라는 장르를 통해 오랫동안 대중의 지지를 얻어냈다.



  70년대에 한차례 전성기를 보냈던 그가 오랜 기간 동안의 슬럼프를 이겨내고 1993년 ‘Bat out of Hell II’ 앨범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을 때 전 세계가 환호했던 게 불과 엊그제 같다. 때마침 나는 ‘록키 호러 픽쳐 쇼’를 볼 기회가 있었다. 극중에서 오토바이를 탄 그가 벽을 부수고 등장했던 장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거기서 <Hot Patootie>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잭 블랙을 닮았다. 아니, 잭 블랙이 어린시절 자신의 우상, 미트 로프를 따라한 것이라 말하는 게 맞겠다. 그는 잭 블랙의 영화 ‘터네이셔스 D’에 초대되어 기상천외한 오프닝을 장식하는 배우로 열연하는 등 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보컬과 짐 스타인먼의 드라마틱한 스코어가 만나서 탄생한 파워 발라드는 한편의 서사극을 방불케 했다. 그중 비교적 자주 들었던 곡이 있다. 긴 제목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정도 될 것 같다. 마이클 베이의 뮤직비디오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미트 로프와 짐 스타인먼의 작업은 2010년대까지 이어졌다. 그들의 판타지 서사극은 하늘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뜨거운 삼바, 서늘한 현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