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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24. 2023

맨체스터의 광인

마크 이 스미스 1957.3.5 - 2018.1.24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더 폴(The Fall)은 현재진행형 밴드였다. 그들은 70년대 후반 포스트 펑크로 출발해 무려 40년 가까이 현역으로 활동하며 서른 장이 넘는 정규 앨범을, 말 그대로 토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밴드를 이끌며 영국 맨체스터의 수호신을 자처한 마크(Mark E. Smith)는 진정한 ‘맨큐니언’이었다. <Totally Wired>부터 시작된 뒤틀리고 광기 어린 외침은 90년대를 지나서도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으며 심지어 2010년대에 와서도 저돌적인 사운드는 여전했다.


LEX VAN ROSSEN/MAI/GETTY


  그를 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가 떠오른다. 크지 않은 키에 툭 튀어나온 이마의 강렬한 인상과 함께, 터프한 드리블과 골을 향한 엄청난 집중력, 플레이 스타일까지 마크의 모든 것과 빼닮았다. 그 또한 맨체스터의 유별난 축구광이었다.  더 폴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더 큐어처럼 세계적인 인기를 얻진 못했다. 지금까지도 소수의 팬들이 열광하는 컬트 밴드로 남아 있는 느낌이나, 그 영향력만큼은 영국을 넘어 미국에까지 건너간다. 해피 먼데이즈(Happy Mondays)를 비롯한 ‘매드체스터’ 계열은 물론, 픽시스(Pixies), 페이브먼트(Pavement) 등의 인디 록 밴드에 이르기까지 영미권의 수많은 록 밴드가 직간접적으로 그의 카리스마로부터 잉태되었다.


  랭보의 시 ‘지옥에서 보낸 한철’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것들은 모두 한 배에서 나온 개새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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