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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Feb 08. 2023

어메이징 & 인크레더블

지미 스미스 1928.12.8 - 2005.2.8

  저마다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은 많지만 특정 악기를 상징하는 인물은 흔치 않다. 지미 스미스(Jimmy Smith)는 하몬드 오르간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 같은 악기를 사용했던 수많은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그의 연주는 독보적이었다. 모델명 ‘B3’는 그를 상징하는 이니셜이 되었다.


Blue Note Records


  지미 스미스는 재즈와 소울의 영역을 오가며 오르간이라는 악기를 둘 사이를 연결 짓는 가교로 활용했다. 더욱이 그가 일깨운 오르간의 잠재력은 당대의 프로그레시브 록에서 현재의 일렉트로닉에까지 이르렀다. 그에게 빚지지 않은 오르간 연주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심지어 70년대 한국의 ‘전자 오르간 경음악 시리즈’에서도 그의 존재감이 희미하게 느껴진다. 그는 블루노트와 버브 레이블을 오가며 엄청난 양의 앨범을 남겼으며, 이따금 그의 음반 재킷에 붙는 수식어처럼 언제나 ‘경이로운’ 연주를 선보였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 1972년 앨범 ‘Root Down’이다. 소울 스탠더드로 채워진 이 앨범은 열정적인 그루브와 눈부신 테크닉이 결합된 명작 중의 명작이다. 비스티 보이즈의 샘플링으로 유명해진 타이틀 곡도 좋지만, 앨범의 정수는 <For Everyone Under the Sun>이다. 이 곡으로 나는 더욱 열렬한 팬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그 즈음에 지미의 부고소식을 접했다. 당시 서울의 한 재즈 레코드점에서 그를 추모하는 감상회가 열렸는데 참석을 못했다. 그때의 아쉬움을 보상 받으려는 듯 한동안 그의 레코드를 열정적으로 모았다. 단 한 장도 실망스러운 음반이 없었다. ‘믿기 힘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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