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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Feb 09. 2023

영원한 변화로의 귀환

칙 코리아 1941.6.12 - 2021.2.9

  고전과 현대, 밴드와 솔로,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등 칙 코리아(Chick Corea)는 상반된 영역의 경계를 수시로 오갔다. 정체성의 구분은 애초에 무의미했다. 자신의 밴드를 지휘하며 카리스마를 발휘하다가도 어느새 피아노 솔리스트로 변신해 고독과 씨름했으며, 게리 버튼과 듀오로서 이뤄낸 인터플레이의 미학에 감탄할 즈음엔 느닷없이 프리드리히 굴다와 함께 클래식 피아노의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고 있었다. 90년대에는 자신이 직접 설립한 레이블을 통해 더욱 다양한 뮤지션과의 콜라보를 이어갔다. 낯선 것과의 만남과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그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그는 영원한 변화를 위해 끝없이 ‘귀환’했다.


Photo: Courtesy chickcorea.com

  그가 이끌었던 밴드, 리턴 투 포에버도 그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갈매기가 날아가는 스냅샷이 앨범 커버로 실린 밴드의 데뷔작은 내게 재즈 퓨전의 세계를 일깨워준 앨범이기도 하다. 때로 난해한 실험성으로 치닫는 와중에도 라틴 리듬과 어우러진 그의 키보드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색채감을 선사했다. 거기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멜로디의 향연은 그 어떤 다른 밴드의 것들보다 인상적이었다. 나는 리턴 투 포에버의 열혈 팬이었다.


  밴드 활동 중간에도 그는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1976년작 ‘My Spanish Heart’는 가장 아끼는 앨범이다. 기존의 밴드 멤버들과 만들었던 <Spain>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Night Streets>는 그중 백미다. 전성기 시절의 폭발하는 에너지와 현란한 라틴 리듬에 흠뻑 취하고 싶다면 이 곡 만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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