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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Feb 15. 2023

슈퍼 세션, 고유명사가 되다

마이크 블룸필드 1943.7.28 – 1981.2.15

  어쩌다 그의 연주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Super Session’ 앨범의 모노 톤 재킷이 떠오른다. 면 분할된 세 명의 사진 중 붉은색 톤으로 처리되어 있는 면에 위치한 자가 마이크 블룸필드(Mike Bloomfield)다. 알 쿠퍼(Al Kooper), 스티븐 스틸스(Stephen Stills)와 함께 잼 세션 형태로 녹음된 이 앨범은 블루스 록 팬에겐 널리 알려진 명반이다.


Michael Ochs Archives/Getty Images


  나는 이 음반을 90년대 초 라이선스 LP로 처음 구입했다. 주위에서 무조건 사서 들어보라는 권유에 못 이긴 바도 있지만 음반 커버아트가 주는 매력이 더 컸다. 밥값을 아껴 구입한 레코드는 그 자체로 포만감을 줬다. 그 속의 주인공들은 나를 피안의 세계로 안내했다. 돌아보면 이때가 마이크의 최고 절정기였다. 적어도 60년대까지 그는 미국에서 블루스를 가장 잘 연주하는 백인 기타리스트였다. 고향 시카고에서 전수받은 블루스의 자양분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는 ‘슈퍼 세션’에서 동향 출신 커티스 메이필드의 곡을 연주했다. 이미 60년대 중반부터 밥 딜런, 폴 버터필드 등과 함께 밴드 멤버로서 활동하던 그는 앞날이 창창해 보였다. 문제는 70년대로 넘어온 이후였다.


  알 쿠퍼와 함께 ‘Live Adventure’로 한차례 더 공연을 가진 후부터 그의 활동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 기간은 38세로 사망하기 전까지 무려 십 년 동안 계속되었다. 심지어 그는 생활고로 포르노 영화를 위한 곡을 만들기도 했다. 그 찬란했던 폴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 일렉트릭 플래그 시절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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