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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Feb 20. 2023

재즈 록, 그러거나 말거나

래리 코리엘 1943.4.2 - 2017.2.19

  ‘재즈 록의 선구자’의 죽음 치고는 너무 조용했다. 오늘날 재즈와 록은 둘 다 인기가 예전만 못하니 그럴 만도 하다. 더군다나 재즈 록이라니. 게다가 그가 그 방면의 선구자인가라는 의구심도 충분히 가질 만하다. ‘마일스 데이비스 아니었나?’라는 물음이 당장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사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래리 코리엘(Larry Coryell)이 재즈 신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치코 해밀턴 밴드에 입성하고 나서다. 헝가리 출신 기타리스트, 가보 자보(Gabor Szabo)의 후임으로 들어가 참여한 앨범이 1966년의 ‘The Dealer’였다. 래리는 자신의 솔로 파트에서 록과 블루스에 기반한 연주를 선보였다. 당시 재즈 밴드에서 그런 식으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는 없었다. 앨범 재킷 사진 속 해밀턴의 표정은 마치 ‘마일스, 듣고 있나?’라고 말하는 듯했다.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듬해 발매된 게리 버튼의 ‘Duster’ 앨범에선 더욱 저돌적이었다. 그때까지도 마일스의 앨범은 여전히 어쿠스틱 사운드였다. 1968년의 과도기적인 앨범 ‘Miles in the Sky’에서 조지 벤슨의 전자기타가 등장했으나 래리의 연주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래리의 완승인가?


   그런데, 그 즈음 래리가 내놓은 솔로 앨범들은 돌연 컨트리 록에 깊이 빠져든 모습을 보였다. 얼마 후 ‘본래’의 궤도에 올랐으나 재즈 록의 타이틀은 이미 마일스와 그의 일당들이 가져간 후였다. 래리의 여정을 돌아볼 때 일종의 기질 탓인 것 같다. 어딘 가에 연연하지 않는 것. 때로 종잡을 수 없는 음악성도 그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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