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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Feb 22. 2023

시대의 목소리

마크 레니건 1964.11.25 - 2022.2.22

  영화보다 더 유명해진 사운드트랙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반갑다.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영화 ‘싱글즈’도 그렇다. 영화는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였지만 그 안에 흐르던 음악은 예사롭지 않았다. 앨리스 인 체인스, 펄 잼, 사운드가든, 머드허니(Mudhoney) 등 당시 활약하던 시애틀 그런지 밴드들이 총집합했다. 앨범은 시간이 갈수록 시대의 상징물이 되었다. 앨범에는 스크리밍 트리스(Screaming Trees)의 <Nearly Lost You>도 수록되었다.



  80년대 중반에 데뷔한 그들은 시애틀 그런지의 원조격이다. 마크(Mark Lanegan)는 밴드의 보컬이자 프런트 맨이었다. 중후하고 어두운 톤의 목소리는 사운드가든의 크리스 코넬과 함께 시대를 상징하는 목소리였다. 사실 그의 진정한 매력은 솔로 앨범에서 드러난다. 거기서 그는 더욱 깊은 우울에 빠진 음성으로 노래한다. 솔로 데뷔 앨범에 실린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곡은 전설적인 블루스 맨 리드 벨리(Lead Belly)의 원곡이다. 커트 코베인이 여기서 기타 반주를 맡았다. 커트는 이후 ‘언플러그드 라이브’에서 이 곡을 다시 불러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는 벨 앤 세바스찬(Belle and Sebastian) 출신의 이소벨 캠벨(Isobel Campbell)과도 듀오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등 주변의 여러 동료들과 협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한 밥 딜런의 생애를 다룬 영화 ‘아임 낫 데어’의 사운드트랙에서 <Man in the Long Black Coat>를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역시나 그의 감수성은 원곡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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