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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r 01. 2023

록 드럼 너머 궁극의 소리

김대환 1933 – 2004.3.1

  김대환은 한국이 낳은 독보적인 아티스트다. 새삼스레 국적을 강조하는 까닭은 이 땅에서 나고 자라지 않고는 그러한 예술세계가 나올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이자 쌀알 한 톨에 반야심경을 새겨 넣은 서예가이기도 했던 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을 받은 예술인이었다. 흑우(黑雨)는 소리에 대한 그의 철학을 반영한 예명이기도 하다. 사실 그에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것이 그전에 록 드러머로서 활약했던 그의 일대기다.



  그는 1963년경 신중현과 함께 한국 최초의 록 밴드로 평가받는 애드 훠(Add 4)를 결성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빗속의 여인>이 이때 나온 곡이다. 신중현과는 사이키델릭 록 밴드 퀘션스에서도 함께했는데 객원가수 중 한 사람이었던 박인수가 불러 대히트를 기록한 곡이 바로 <봄비>다. 이어서 등장한 김추자가 <님은 먼 곳에>로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때가 1970년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숨이 찰 판인데 드러머 김대환의 여정은 좀 더 계속된다.


  퀘션스 해체 후 그는 김 트리오를 결성해 연주음악 중심으로의 변환을 시도한다. 그렇게 해서 1972년에 나온 앨범이 ‘드럼! 드럼! 드럼! 앰프키타 고고! 고고! 고고! 고고!’이다. 훗날 사랑과 평화를 결성하는 최이철과 이남이가 여기를 거쳐갔고 당시 조용필은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 그러다 70년대 중반에는 강태환, 최선배와 강트리오를 결성하여 프리 재즈를 선보였다. 트리오는 10년간 지속된다. 기존의 음악을 뛰어넘는 소리에 대한 탐험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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