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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r 01. 2023

소울 재즈, 재즈 소울

바비 티몬스 1935.12.19 – 1974.3.1

  비록 짧은 음악 인생이었으나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남기에 모자란 삶은 아니었다. 바비 티몬스(Bobby Timmons)는 타고난 소울 감성으로 재즈 피아노의 리듬감을 보다 풍성하게 했으며, 작곡한 몇몇 곡들은 스탠더드로 남았다. 하지만 60년대를 지나면서 예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진 못했다. 술과 약물에 깊이 빠져들었던 탓이다. 실제로 그의 전성기는 1960년을 전후해 몇 년 밖에 안되었다. 그럼에도 그가 남긴 인상은 남들의 몇 십년에 비견될 만큼 강렬했다.


Blue Note Records


  아트 블레이키가 이끌던 재즈 메신저스에서의 활동, 캐논볼 애덜리와의 협업, 그리고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 이룩한 성과는 그야말로 하드 밥, 소울의 시금석이라 할 만한 것들이다. 그가 작곡한 <Mounin’>과 <Dat Dere>는 소울 재즈의 고전이 되었다. 가수 오스카 브라운 주니어(Oscar Brown Jr.)와 조 헨드릭스(Joe Hendrix)는 여기에 가사를 붙여 히트차트에 올려 놓았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블록 코드’ 방식의 화음을 즐겨 사용했는데 그것과 결합된 소울 넘치는 리듬감이 그의 개성을 결정짓는 키워드가 됐다.


  하루키 에세이에 언급된 곡 <So Tired>에서도 그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곡 제목을 칵테일 이름으로 지은 에세이 속 술집 주인은 바비가 음주로 경력을 ‘말아먹은’ 사실을 알았을까? 어쩌면 그 또한 나름의 추모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이 곡은 ‘Soul Time’ 앨범에 실려 있다. 그의 ‘소울 타임’은 사실상 60년대 중반에 멈추지만,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후예들에 의해 본격 소울 재즈의 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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