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세헌 Mar 02. 2023

멤피스의 기적

더스티 스프링필드 1939.4.16 – 1999.3.2

  과산화수소를 끼얹은 듯한 밝은 금발에 벌집처럼 올린 더스티 스프링필드(Dusy Springfield)의 헤어 스타일은 기묘한 인상을 남겼다. 더욱이 60년대 말부터 소울 음악으로 선회했던 당시의 음악성과도 은근히 어울린다. <Spooky>와 <Son of a Preacher Man>은 그 시절을 대표하는 곡이며 여러 영화에도 삽입된 소울의 고전이다.



  앨범 ‘Dusty in Memphis’는 영국 출신 가수가 소울의 본고장에서 제작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멤피스는 디트로이트의 모타운과 함께 소울 뮤직의 산실인 스택스 레코드가 있던 도시다. 또한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오티스 레딩과 알 그린(Al Green) 역시 이 곳 출신의 소울 뮤지션이다. 그때만 해도 소울은 미국 흑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터라 영국 출신의 백인여성인 스프링필드의 미국 입성은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모든 우려와 의문을 불식시키고 앨범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영국의 팝 아이돌 가수였던 스프링필드는 그렇게 소울 레전드가 되었다. 이 당시의 도전은 새로운 세기에 등장한 에이미 와인하우스, 아델(Adele) 같은 영국 뮤지션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



  이 앨범은 펫 숍 보이즈(Pet Shop Boys)의 닐 테넌트(Neil Tennant)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녀의 열혈 팬이었던 닐은 1987년에 스프링필드를 스튜디오로 초대한다. 신스팝 아이돌과 소울 레전드는 그렇게 만났고 그들은 명곡 <What Have I Done to Deserve This>를 탄생시켰다. 20년전의 ‘멤피스의 기적’ 이후 또 한번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프렌치 팝의 탄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