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세헌 Mar 06. 2023

세기말 질주의 ‘방화범’

키스 플린트 (프로디지) 1969.9.17 – 2019.3.4

  일렉트로닉 펑크, 빅 비트로 수식되는 프로디지(Prodigy)는 90년대를 상징하는 밴드 중 하나다. 작곡을 담당하는 리엄 하울렛(Liam Howlett)이 밴드의 브레인이라면 댄서와 싱어 역할을 맡은 키스 플린트(Keith Flint)는 밴드의 프런트 맨이었다.


Andy Sheppard/Redferns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기 전까지 한국에서는 이들을 ‘테크노’로 통칭해서 불렀다. 그들은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세기말 정서를 대변했다. 그들의 음악은 사이버 펑크, 기계문명의 질주 등을 다룬 영화 ‘해커스’, ‘매트릭스’에 실리며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언더월드(Underworld), 레프트필드(Leftfield), 오비탈(Orbital) 같은 일군의 일렉트로닉 밴드들과 시대정신을 함께했다. 프로디지는 일명 ‘꽃게 앨범’이라 불리는 1997년의 ‘The Fat of the Land’를 계기로 그 행렬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사운드는 더욱 공격적이고 격렬해졌으며 키스 플린트의 보컬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Firestarter>와 <Breathe>는 빅 히트를 기록했고 일렉트로닉과 록 음악의 진정한 결합을 이뤄냈다고 평가받았다.



  그의 독특한 헤어 스타일과 아이 메이크업은 악마를 연상케 했고 이내 광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어느새 그는 일렉트로닉 펑크 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들은 다프트 펑크(Daft Punk)와 더불어 사운드와 비주얼을 밀접하게 연결시킨 밴드였다. 애석하게도 21세기의 프로디지는 이전만큼 주목을 끌지 못했다. 시대가 예전처럼 그들을 원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위장된 축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