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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r 06. 2023

재즈를 딛고 올라선 현대음악

매코이 타이너 1938.12.11 – 2020.3.6 

  맹렬한 탐구정신과 혁신적인 자세로 일관해온 그의 삶도 이제 막을 내렸다. 오랜 기간에 걸쳐 남겨진 그의 발자취를 돌아본다면 그는 단순한 재즈 피아니스트를 넘어 위대한 현대음악가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의 피아노는 전통을 견지하면서도 현대적이었고, 때로 전위적인 가운데에서도 장르의 문법을 놓지 않았다.



  그는 평생 일렉트릭 피아노를 쓰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같은 시기에 활동한 키스 재릿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물론 둘 사이에는 커다란 강이 흐르지만. 역시나 동시대에 활약했던 허비 행콕과 칙 코리아가 일렉트릭 퓨전으로 재즈의 새로운 가능성과 확장성을 모색했다면 그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이뤄냈다. 그 모습은 다분히 영적이고 학구적이었다. 그것의 출발점은 이십 대 초반부터 존 콜트레인 쿼텟과 함께한 시간들일 것이다. 그는 존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체득했다. 그 중에는 불굴의 의지로 연주에 임하는 강인한 정신력도 포함되었다. 1964년, ‘A Love Supreme’ 앨범이 나오고 이듬해 그는 존의 악단을 떠났다.


  70년대부터는 다양한 실험들이 펼쳐진다. 다채로운 혼 섹션과 더불어 하프, 고토 등 이색적인 악기를 도입하는 등 스스로 세운 목표를 향해 견고하게 나아갔다. 그 목표는 그가 믿는 신을 향해 영성에 이르는 일이었을 것이다. <Atlantis>, <Sahara> 같은 대작들이 그 시기에 나왔으며 애초에 대중성은 염두에 두지 않은 곡들이다. 그러한 마음가짐이 그의 음악에 끊임없는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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