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심리사회발달 단계, '주도성 대 죄책감', 프로이트 '남근기'
엄마 말을 잘 듣던 아이는, 친구 말도 잘 듣는 아이가 된 것이었다.
처음 친구와의 놀이에서 자기주장을 펴지 못하는 아이를 보았을 때만 해도, 그 상황에 한정해서만이겠지 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점점 쌓여가는 것을 보았을 때, 스스로 좋은 엄마라고 자부했던 마음에 생채기가 나고, 아이와 아이 친구에게 화가 나고, 슬프고, 좌절하였다. 혼내기도 하고 타일러도 보며 노력으로 그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이는 그저 엄마의 말을 들어주었던 것처럼, 친구가 원하는 대로 그냥 '그렇게 해주고 싶다'라고 하였다.
그러던 우리 아이가 바로 어제 '이제 엄마 말 안 들을 거야'라고 선언하였다. 어떤 맥락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기억나는 것은 외출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집에 가자마자 씻자라고 말하는 타이밍에 분명하고 뚜렷하게 '이제 엄마 말 안 들을 거야'라고 말하였다. 일반적인 때라면, 엄마 말을 안 듣겠다니 어디서 감히라고 생각했겠지만, 여러 고민이 많던 차에 듣는 아이의 선언은 참 반갑게 느껴졌다.
"결이야, 엄마 아빠 말 안 들어도 돼. 결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다만, 하면 안 되는 것을 하는 것과 예의 없는 행동은 엄마가 안된다고 할 거야."
그리고 집에 도착하고 나서는, 정말 바로 씻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만들기 놀이 후에 스스로 씻었다. 평소 같으면 밖에서 들어와 먼지와 세균이 묻어 안된다고 씻고 놀아야 한다고 실랑이를 했겠지만 아이의 선언을 존중해 주기로 하였으니 지켜봐 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평소 내가 아이에게 바라고 원하는 것을 꾹 참았더니 자신의 말을 스스로 지키는 아이를 볼 수 있었다.
'에릭슨 심리사회적 성격 발달 단계 주도성 대 죄책감', '프로이트 남근기' 아동의 특징은?
프로이트는 이 시기를 남근기로 보고, 부모와 동일시가 일어나는 시기로 보았다. 부모의 역할을 배우고, 그것을 내면화하면서 도덕성을 발달시켜 나가는. 그리고 에릭슨은 이 시기(우리나라 나이 6세, 만 4세)를 주도성 대 죄책감이 형성되는 단계로 보고, 성취해야 할 긍정적인 과업을 주도성이라고 하였다. 주도성이란 아동이 자신과 자기 세계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을 말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해 보려는 호기심이 많으며, 내 인형, 내 숟가락, 내 물컵, 내 동생 등 무언가를 내가 책임지는 데 관심을 갖는다. 이때 부모가 자녀의 호기심을 인식하고, 자녀가 하는 환상적 행동을 우스꽝스럽게 여기거나 금지하지 않아야 주도성이 더욱 발달하게 된다. 그러나 만일 아이 스스로 어떤 일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주지 않거나 주도적인 행동에 비난과 질책을 하고 비일관적인 반응을 할 경우에 아이는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