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아한 세계 Oct 24. 2022

버스 안.. 꼭 잡은 손엔 땀이..

버스 좌석 허벅지가 달때 마다 '초긴장'


여수에서 순천으로 향하는 버스 안 에서는 그 친구의 손을 잘 잡지 못했다.

자주 만나지도 못했고 떨어져 있으면 왠지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서로를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천에서 여수를 향하는 버스는 언제나 내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잔뜩 용기를 내어 손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같은 버스좌석에 나란히 앉아있다 보면 다리에 잔뜩 힘을 주고 있어도 버스가 이리 흔들 저리 흔들거리면 무릎이 살짝살짝 닿을 수밖에 없었다.

무릎이라도 닿으면 이내 다리를 꼭 모아 앉곤 했는데 혹시라도 JJ가 불편해 할까봐였다.

그리고 손 한번 잡는데 왜 그리도 힘들었는지...

내 손을 어디에 둘지도 몰랐고 어디에 두더라도 불편하고 어색했다. 

내 무릎위에 있던 손이 한 뼘도 안 되는 JJ의 무릎 위 손까지..

정말 가깝고도 먼 거리였다. 

손을 잡으려는 타이밍을 잡기도 어렵고 모른 체 하고 은근슬쩍 잡으려고 해도 용기가 선뜻 나지 않고...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다가 하는 말이 ‘우리 손잡고 가자’ 였다. 

참 부끄럽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고..

그럴 때면 항상 JJ는 그냥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응’ 하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JJ의 작은 손을 잡았고 그렇게 두 손을 꼭 잡고 있으면 금세 잡은 손바닥엔 땀이 흥건하게 차이곤 했다.

손을 잡고 있기만 해도 긴장의 연속이었다.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잡고 있다가도 힘주어 꽉 잡아보기도 하고 그리고 손바닥에서 깍지를 끼워 잡아보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손에 땀이 차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그녀의 첫 노래는 ‘립스틱 짙게 바르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