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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 세계 Oct 25. 2022

그녀가 수학여행 다녀온 뒤 준 선물

To friend From JJ

2학년 때 수학여행을 다녀온 JJ가 선물이라고 건넨 것이 기억난다.

은색 하트 목걸이였는데 은도 은도금도 아니지만 은색으로 밝게 빛나는 목걸이였다.

목걸이에는 하트 모양의 팬던트가 달려있었는데 크기는 오백 원짜리 동전만 했고 그 안에는 ‘To friend From JJ'라는 영문이 새겨져 있었다.

난 그 목걸이를 보물 다루듯이 늘 호주머니 안에 넣고 다니며 만지작만지작 했었다.

소풍이라도 가는 날이면 그 목걸이를 목에 걸고 단추 2~3개 정도는 풀어 제친뒤 마치 값비싼 보석이라도 되는 듯 폼을 잡던 기억도 난다.

친구들이 누가 주었냐고 물으면 ‘니들은 몰라도 된다. 잉~’ 하고 어깨에 힘을 줬던 기억이 난다.

수업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는 교실 창가로 새어 들어오는 햇볕에 이리 저리 팬던트를 반사시키며 반짝거리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실망스럽게 느꼈던 것이 있었는데 ‘friend’라는 글자였다.

친구라는 단어대신에 차라리 ‘호형’이라는 이름을 넣거나 ‘honny’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면서 혼자 웃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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