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 다짐. 반성. 새로운 시작!
그 친구를 봄에 만나고 여름이 지나고 첫 가을을 맞이한 10월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고 3으로 올라가기 전이라서 점점 대학입학시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JJ의 조언 때문이었다.
그만큼 자주 만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그리고 보고 싶은 마음을 일기장에 편지형식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전에도 쓰던 일기장이 있었지만 새로 일기장을 마련해 그 친구와 나만의 추억을 담은 일기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일기의 첫 장은 ‘서시’로 시작했다.
윤동주의 서시는 부끄럼 없는 삶을 살겠다는 것과 좌절되지 않고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굳은 의지가 들어 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다.
그리고 난 그 친구를 ‘JJ’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JJ라고 불렀는데 참 정감이 가는 단어다.
그 일기장의 첫 페이지는 89년 가을 밤 쓰여졌다.
89. 10. 28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우는 바람에도
난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 / 윤동주
JJ....
오늘도 예전과 똑 같이 시계는 째깍거리고
스탠드는 책상을 비추고 있다.
난 오늘 억제해야 될 것을 억제하지 못하고
그런 다음에는 내 자신을 자책하고 꾸짖었단다.
오늘도 다시 반복되는 다짐을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