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1월 12일
가장 패기차고 활발하고 시원스러워야 할 18, 19세 나이에 매일 이렇게 한숨만 쉰다니 정말 어처구니없구나.
수학문제 하나 안 풀리면 가슴 갑갑해지고 영어 해석 안 되면 머리 아프고...
아무리 열거해도 나의 아픔은 사라지질 않는구나.
처음부터 열심히 안한 내가 정말 밉구나.
난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절대로 후회 하고 싶지 않다.
요사인 정말 하루가 번개같이 지나가 버린다.
어제 1990년 새해가 어쩌고저쩌고 하더니 벌써 12일이 지나버렸구나.
10개월도 못 남았다니...
- 오늘 같은 날은 -
오늘 같은 날은
시속에서 음악 속에서
잠을 자고 싶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비속에서 홀로 이고 싶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바람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싶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두 눈을 꼭 감고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고
계속 달리고 싶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먼 하늘빛을 보며 이생각 저생각에
묻히고 싶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내일을 맞지 않고 싶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은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