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 우리 괜찮을까?

33. 한국인의 문화와 관계주의

by 쿨한거북이

한국인들의 문화적 특성을 연구한 학자들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상대방을 우리, 정 관계에 따라 우리 편이나 남의 편으로 구분한다고 합니다. 친한 정도, 즉 심리적 거리의 정도에 따라 우리와 남을 결정한다는 거죠.

우리가 남이가, 학연, 지연 등 관계로 인한 친밀도의 강도는 집단주의 사회로 구분되는 아시아 국가들과 구분되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정치지도에서도 색이 극명하게 구분되어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서로의 신뢰도가 높고, 상호의존적이며, 친밀도가 높게 되는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고,

연구결과 이러한 관계의 인지가 상대방을 대하는 원리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즉, 친밀한 관계에서는 의리규범이 더 크게 작동하고, 그렇지 않은 관계에서는 공정규범이 작동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라고 생각되는 집단 구성원끼리의 청탁은 당연하고, 그 청탁에 부정적인 사람은 의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 것입니다. 즉, 우리인지 아닌지에 따라 적용하는 도덕적 잣대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왜 이 관계주의 성향보다는 공정, 합리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고,

인간관계로 먼저 부탁을 하거나 공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상황에 무척이나 민감할 뿐만 아니라 되려 불이익을 주어 이상한 사람취급을 받는 경우가 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집안 어른들과의 대화에는 절대로 과묵한 사람이 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문화라는 것이 그 문화권에 속해 있는 보편적인 정서나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보면, 저는 특이종일까요?


모든 문화는 단일하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은 압축 성장을 거친 사회이기 때문에, 전통적 유교문화와 근대적 개인주의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교육 방식, 가족 배경, 해외 경험, 또는 성향의 차이에 따라 이 문화의 수용 방식도 다릅니다. 그러므로 관계주의를 덜 따르는 개인은 ‘특이’라기보다 문화적 스펙트럼의 다른 쪽 끝에 서 있는 구성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이를 거리두기 하며 관찰할 수 있는 태도는 오히려 문화적 메타인지력이 높다는 증거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저는 개인주의 문화권의 가치와 가까운 태도가 편하고, 현대 사회가 점점 요구하는 ‘투명성’이나 ‘객관성’에 더 부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회는 점점 더 다양화되고, 관계의 패턴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혈연이나 학연보다 ‘취향 공동체’, ‘관심 기반의 네트워크’, '목적을 같이 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를 정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기존의 정 문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연대와 관계를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화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어떤 태도로 해석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변화해 간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 보고 싶은 때입니다. 미래의 주역일 될 청소년들이 어떻게 성장해야 하고 교육받아야 하는 가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미래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실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 우리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