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 우리 괜찮을까?

41. 죄수딜레마와 공유지의 비극

by 쿨한거북이

결국 지구의 인간종은 멸망할 가능성이 큽니다.

멸망은 갑작스런 종말이 아니라, 점진적인 파국의 진행형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 궤도에 올라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인류는 단일 종으로서 지구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최초의 존재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 극한기후의 빈도 증가, 생물 다양성의 붕괴는 모두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1997년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와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과 같은 국제 협약을 통해 협력을 모색해왔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은 여전히 부족하며, 기후위기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기술이나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인간 심리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인간은 집단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문제 앞에서 이기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와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되는 딜레마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두 명의 범죄자가 경찰에 체포되어 따로 심문을 받는 상황입니다. 둘 다 침묵하면 가벼운 처벌만 받지만, 한 명이 배신하면 다른 하나는 중형을 받습니다. 만약 둘 다 배신하면 모두 중형을 받습니다. 두 명의 범죄자는 자기만을 생각하며 서로를 배신하게 되고, 결국 둘 다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된다는 개념입니다.

인간의 기후변화 대응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나라가 협력해 탄소배출을 줄이면 장기적으로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나라가 탄소 배출을 줄여도 다른 나라가 같이 줄이지 않으면, 협약을 감수한 나라만 경제적 손실을 떠안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각국은 "남이 줄이지 않으면 우리도 줄일 수 없다"는 논리에 갇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누구도 재대로 줄이지 않는 상황, 즉 모두 패배로 귀결된다는 개념입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개념은 예를들어, 마을 주민 모두가 이용하는 공동의 목초지가 있습니다. 주민 모두가 번갈아 가며, 목초지가 유지되도록 소를 방목해야 하지만, 한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를 더 풀면 그만큼 추가 이득을 봅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같은 선택을 한다면, 목초지는 황폐화되어 모두가 손해를 입게 되고 결국 공동 자원은 개별 이익 추구가 반복될 때 필연적으로 파괴된다는 개념입니다.


지구의 대기, 해양, 산림은 모두 인류가 공유하는 ‘공공 자원’입니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사용, 삼림 벌채, 해양 오염 등은 모두 각 국가, 기업, 개인의 단기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자원을 훼손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누군가는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위해 석탄을 계속 사용하고, 누군가는 값싼 생산비용을 위해 환경 규제를 느슨하게 유지합니다. 그 결과는 폭염, 가뭄, 홍수, 산불, 식량 위기로 전 세계가 함께 고통받게 됩니다.


‘공유지의 비극’은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문제는 그 탐욕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점에서 규제나 강제력이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가집니다. 즉, 기후변화 대응 또한 국제법의 수준에서 ‘강제’가 아닌 ‘권고’에 머무는 것도 이 비극의 연장선입니다.

죄수의 딜레마와 공유지의 비극은 모두 이러한 인간의 ‘이기적 합리성’이 어떻게 전체를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기후위기는 단지 환경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의 도덕과 이성이 시험받는 문명적 시험대입니다. 우리는 이 시험 앞에서 협력할 것인가, 아니면 탐욕 속에서 공멸할 것인가. 그 선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입니다.


저는 부정적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많은 위기를 극복해온 것과 달리, 기후문제는 인간이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은 있지만, 지금처럼 행동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제가 판단하는 현실적인 입장입니다.

해수면은 계속 상승할 것이고, 곡물은 자라지 않을 것이며, 기후 난민은 수억 명에 이를 것이고, 식수와 에너지 전쟁이 벌어질 것입니다. 극단적인 불평등과 지역 붕괴, 정치 시스템의 마비, 대량 이주는 인간 문명의 기반을 흔들 것입니다. 저의 판단은 비관이 아니라, 현재 인류 문명에 대한 가혹하되 정직한 전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로 짧은 소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파괴된 지구에서 그나마 생물이 자랄 수 있는 토지를 차지 하기위한 호모사피엔스 후손들의 처절한 전쟁과 삶의 이야기.


우리 괜찮을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 우리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