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세상 쓴맛을 모두 맛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도 인생의 쓴맛이라면 꽤 맛봤지만이분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설 속 신농이 그 주인공입니다. 신농은 세상 모든 풀들을 직접 맛보면서 독과 약을 가려내고 그 효능을 셀프 임상실험으로 밝혀냈다고 전해집니다. (중국신화 속농업 의학의 신이라 전해집니다.)
'워커홀릭의 전형' 대개 박사님들 사진을 보면 연구실에서 찍힌 사진이 전부더라구요.
하루는 독에 중독된 신농이 하필이면 차나무 밑에 쓰러졌습니다. 워커홀릭 신농은 사경을 헤매는 와중에도 습관적으로 찻잎을 씹어먹게 되는데, 순간 수만 가지 독이 해독되고 짠 하고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이것이 차의 기원중 하나입니다.그때가 대략 기원전 2700년 경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우리가 일일이 쓴 풀들을 먹어보고 가려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차가 써서 못 마신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입에 쓴 게 몸에 좋아♡ 하면서 일부러 쓴 차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차의 쓴맛 속에는 몸에 좋은 카테킨과 테아닌 탄닌등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성분을 다량으로 섭취할 작정이라면 의사와 상담해서 처방전을 받는 게 좋지 않을까요?(저는 의학이나 화학 관련 학위가 없습니다. 뼛속까지 문과입니다.)
일단 차는 약이 아닙니다. 약이라면 약국에서 팔았겠죠.(한때는 프랑스 약국에서 보이차를 팔았다고 합니다만) 여러분이 우린 녹차나 홍차가 쓴 이유는차가 약이라서가 아니라, 앞서 설명했듯이 석학들이 친절하게 써둔 설명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차가 달콤하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뭐 마시다 보면 은근 달달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달다고 말할만한 수준은 못됩니다.
"그렇다면 차는 왜 마십니까?"라고 물을 수도 있겠네요. 역시 휴식을 위해서라면 낮잠이나 맨손체조가 몸에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수분섭취를 위해서라면 맹물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차를 마시면 기운이 나고 기분이가 상쾌해집니다! 집중력도 높아지는 느낌적 느낌이지요!"라고들 말합니다.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차에 들어있는 카페인등의 효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페인? 카페인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마시게 한다고요?"라고 화들짝 놀라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커피는 안 되고 차는 됩니까!?"라고 질문하는 분들도 당연히 있겠지요. 커피라면 일단 저도 의학 전문가가 아니니... 흔히들 그러는 대로 일단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것뿐입니다. 차는요? 아이에게 차를 못 마시게 하는 건 본 적이 없어서요. 차속에 카페인함유에 알려진 바로는 커피의 절반이 조금 못된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 자체로도 적지 않은 양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카페인이 엄청난 유해물질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마시기에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다행히 차에는 카페인의 부정적인 성분을 눌러주는 테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일단 저희 집 아이들이 차를 마시고 잠을 못 잔다거나 아픈 적은 없었습니다. 역시 제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성분에 대한 설명은 따로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어떤 차를 마시나요?"
저희 집에서는 어떤 차라도 다 마십니다. 엄청나게 비싼 차가 아닌 이상 홍차 녹차 보이차 우롱차 가리지 않고 마십니다. 아침에는 홍차에 우유를 섞은 밀크티를 마시고 오후에는 간식과 함께 녹차나 보이차를 마십니다. 간식과 함께 마실 때는 보통 네 잔 정도를 마시는데요. 네? 너무 많이 마신다고요? 잔이 매우 작습니다. 30ml 정도 되는 작은 잔에 그마저도 온도를 낮추기 위해 찬물을 섞어서 줍니다. 아이들이 잘 마시나고요? 일단 아이들은 쓰면 뱉고 달면 삼킵니다. 물론 달지 않아도 쓰지만 않으면 그럭저럭 잘 마십니다. 차는 그저 향기 나는 물 정도지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커피는 마시지 않습니다.)
"그래도 위험부담이 너무 크지 않은가요?"라고 물어보신다면... 차가 그렇게 위험한 물건이라면 경고문구라던지 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주의사항들이 있지 않았겠어요?(차를 마셨더니 하룻밤 새 5살 아이가 70세 노인이 되었다 카더라... 같은) 일단 콜라보다는 아이들에게 확실히 좋지 않을까요? 라는 비 전문가적 답변을 해두겠습니다.
아차차차... 너무 길어졌네요.
다음 편에서 아이들이 잘 마시는 차에 관해서 이야기보따리를 조금 더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