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이야기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나요?

by 마타

저는 추운 겨울날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깊은숨을 내쉬는 것을 좋아합니다. 차가운 겨울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고 힘차게 내뱉을 때, 뿜어져 나오는 하얀 입김. 가슴속 답답한 마음이 깨끗한 겨울 하늘에 흩어지는 듯한 모습이 꽤나 위로가 된다고 할까요?


굳이 저와 같은 소소한 취미는 없다고 하시더라도, 모든 사람은 마음속에 품은 이야기들을 입술을 통해 내뱉으며 많은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애틋한 연인을 향한 사랑의 말을, 다른 누군가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탄식과 원망의 말을, 어떤 이는 타인을 향한 미움의 말을, 다른 이는 친구를 향한 위로의 말을,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이웃을 향한 사랑과 축복의 말을.

시선이나 생각이야 감추기 쉽다고 하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평소에 어떤 생각과 마음을 품은 채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요소가 아닐까요?


그렇다고는 해도, 이 말을 들은 누군가가 뒤늦게 언어 습관을 바꾸려고 애를 쓴다고 한들, 사실 큰 의미는 없을 겁니다. 겉 포장만 그럴듯하게 바꿀 뿐, 마음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 생각들을 정리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말은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말에 단지 욕설이나 비방의 단어가 없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내뱉고야 말 테니까요.


타인을 향한 사랑이 가득한 사람은 늘 상대에게 관심이 가득한 말을 내뱉을 것이고, 자기 자신만 살피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을 것입니다. 야망이 있는 사람은, 멋진 꿈과 비전으로 포장하겠지만, 결국은 자신의 이루고자 하는 탐심을 이야기하겠죠.


단적으로 우리 주위의 친구들을 둘러봅시다. 여러분의 친구들은 그들의 연인에 대해서 어떤 말들을 내뱉습니까?


상대를 사랑하는 자는 상대와의 미래를 꿈꾸며 자신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를 이야기하겠지만, 정욕에 휘둘리는 사람은 결국은 자신의 음심을 쏟아낼 것입니다. 탐욕이 있는 사람은 끊임없이 상대의 조건을 이야기할 것이고 공허한 사람은 자신이 받지 못한 것에 몰두하며 계속해서 불평불만을 쏟아내겠죠.

사실 우리 마음의 이야기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우리가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에 짓눌려 사는지, 그래서 결국은 어떤 감정을 쏟아내는지.


우리가 우리를 두고 아무리 합리화를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내 친구들 모두가 나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 그야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니까요. 그들의 모습이 당신의 모습입니다.

‘아니, 요즘 세상에 이런 생각 안 하는 사람이 어딨어?’ - 당신은 요즘 세상을 핑계 삼아, 입맛에 맞는 풍조에 굴복했을 뿐입니다.


‘내가 이 말만 하면 모두가 웃어주던데?’ - 아마 당신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친구들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마음속 고통을 인내하고 있을 겁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까?


미래를 향한 불안감입니까?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입니까? 무엇을 해도 만족할 수 없는 깊은 공허감입니까? 영혼을 불태우는 원망입니까? 주체할 수 없는 정욕입니까? 미움과 시기 질투입니까?

그럼 아마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에 그런 이야기를 내뱉으며,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를 힘들게 만들고 있을 겁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만 나누어도 즐거워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타인을 속이지 않아 상대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계속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정직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자신의 부끄러움이라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멋진 마음들.


자신을 살피길 좋아하고 남을 판단하길 싫어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얼마나 마음이 편안한지요. 이 사람이 절대로 나를 향한 미움을 품지 않을 것을 알기에, 내가 피해를 입더라도 실수라 여기며 넘어갈 수 있는 신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상대가 때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을 하더라도 그의 행동 원리가 이기심이 아니라 이타심인 것을 알기에 믿을 수 있는 신뢰가 얼마나 굳건한지요!


행동으로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청결하기를 바라며, 혼자 있는 시간까지도,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조심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얼마나 기쁘고 편안한지 아시나요?


저는 그들을 카멜레온과 같다고 말합니다. 주위의 환경에 맞추어서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넓은 사랑과 깨끗한 마음의 소유자들. 심지어는 자신의 불같은 감정마저도 주위 환경에 맞추어 기쁨으로 맞출 수 있는 사람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은 결국 자신과 맞지 않는 모든 것들을 배척하기 마련입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 내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생각과 욕망들, ‘나’라는 자아를 만족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모든 것들에서 우리의 문제는 시작되죠.


내 욕망이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타인은 상처를 입게 되고, 그렇게 우리는 얻는 것과 동시에 더 많은 것들을 잃게 됩니다.


추운 겨울 저녁, 바깥에선 많은 젊은이들이 늦은 시간까지 마주 앉아 입김을 토해내며 목소리를 드높이네요. 친구끼리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허심탄회한 대화. 그것은 분명 우리의 삶에 많은 위로를 주겠지만,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은 채, 그저 마음속에 있는 것을 쏟아내기만 하는 그 공허한 입김들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다음 날 아침에 밀려오는 숙취에 사라져 버리는 그 잠깐의 안정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래도 그 잠깐의 안정이라도 찾아보려고 우리는 정말 많은 시간과 재정, 감정과 청춘을 쏟아붓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차라리 겨울 밤하늘에 입김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말과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삶을 돌아보면 어떻겠습니까? 도저히 만족할 줄 모르는 자아에 대해, 한 번쯤은 ‘안돼’라고 말해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저는 제 겉모습을 꾸며서 타인을 속이고 나까지 속이는 일은, 지나간 세월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 자아를 강요함으로 타인에게 상처 주는 것은 지긋지긋해요. ‘내 처지에서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변명으로 소중한 사람을 상처 입히는 건 이제 제발 그만하고 싶네요. 차라리 죽은 듯이 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저를 향한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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