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하기 보단 살리길 원하는
“아버지 다녀오셨어ㅇ….”
짜---악!!
뺨을 따고 흐르는 뜨거운 감각과 더불어 아찔한 충격음에 정신을 차려보니 분명 문 앞에 서 있어야 할 나는,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폭력의 이유는 몰라도 나는 이 뻔한 패턴에 익숙해졌다. 여기서 괜한 말을 했다가는 오히려 화를 돋울 뿐이겠지. 가슴을 타고 흐르는 서러움과 두려움, 그리고 치밀어오르는 모욕감에 바닥에 엎드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폭력의 이유를 물었다.
“...아버지 죄송해요. 잘은 모르겠지만, 제가 잘못했어요.”
불합리한 상황이었지만, 그것을 따질만한 힘이 내겐 없었다. 만약 내가 갑작스러운 폭력의 이유를 물었다가는 답을 알 때까지 거센 폭력에 직면하게 되겠지. 진실을 기대할 수 없는 이상, 여기서는 당신의 폭력은 옳다고 상대를 인정해주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라.
“흥. 넌 도저히 고쳐질 기미가 안 보이는구나. 행동을 바꿀 생각은 안 하고 그저 상황을 모면할 생각뿐이야. 너 오늘 한낮에 우물에 다녀왔다지? 거기서 의원의 아들에게 꼬리를 쳤다는군? 언제까지 내게 망신을 줘야 속이 시원하겠냐! 네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 네 남편에게 버림을 받은 게 아니겠냐!!”
그제야 이 폭력의 사유를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선선한 아침에 물을 길으러 우물가에 갔다가는 사람들의 모멸 어린 시선을 견뎌내야 했기에, 사람이 없는 무더운 시간에 우물가를 들리곤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한 유망한 의원의 아들에게 도움을 받았더랬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마치 부정한 것을 보았다는 듯이 나를 피해 가는 것이 보통일 텐데, 그는 왠일인지 나에게 먼저 물 긷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나섰다.
솔직히 여성의 몸으로 그 많은 물을 옮기기 위해선 몇 차례나 우물가를 다녀와야 했기에, 그의 호의를 감사히 받았을 뿐인데, 아마 그 모습을 본 누군가가 아버지에게 한소리를 한 모양이었다.
“네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 저들이 나까지 모욕하는 것이 아니겠냐!! 어쩌다가 이런 수치스러운 것이 우리 집에 나왔는지, 하긴 그러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시집도 가기 전에 몸을 더럽힌 거겠지.”
“...!!!! 아버지!! 그건 아니라고 제가 분명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정말 억울한….”
쩌---엉
순간적으로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관자놀이를 타고 끈적한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분명한 실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는 건데.
하지만, 나의 가장 큰 상처를 건드리다 못해 후벼파는 아버지의 입을 막는 것이, 내겐 그의 폭력을 피하는 것보다 더욱 시급했다.
사람의 영혼엔 건드리기는커녕 쳐다보기만 해도 아픈 상처라는 것이 존재하는 법이었다. 그 상처를 끄집어낼 바엔 차라리 얻어맞는 것이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덜 아팠다.
첫 번째 결혼의 실패. 그것은 내 인생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끔찍한 기억이었다. 분명 결혼식까지만 해도 나는 내게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곤 생각조차 못 했으니까.
결혼식을 마친 그날 밤. 오랫동안 사랑해 왔던 약혼남이 기다리고 있는 신방으로 들어가, 그와 마주 앉을 때만 해도 내 마음은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 찼다. 식을 치르기 전에는 멀리서 이야기만 몇 번 나누었던 것이 전부였던 사이였다. 부모님의 곁을 떠나, 나를 평생 사랑해줄 멋진 신랑의 집에 머물게 된다니, 가까이에 마주 앉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뛰던 나였다.
그러나 한동안 나를 뜨겁게 사랑해주던 약혼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엇이 그리도 기분이 나빴는지, 화를 내며 신방을 나서버렸고 다음 날 나는 온갖 모욕을 다 당하며 그 집에서 내어 쫓겨야만 했다.
‘아내를 취하여 데려온 후에 수치 되는 일이 그에게 있음을 발견하고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거든 이혼증서를 써서 그 손에 주고 그를 자기 집에서 내어 보낼 것’
우리 민족의 법에는 이런 법이 있다는 것 같았다. 도대체 그는 그 짧은 시간에 내게서 어떤 수치 되는 일을 발견한 것일까.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기에 그는 그 짧은 시간 안에 나를 그토록 미워할 수 있었던 것일까.
나는 하늘과 남편 앞에서 떳떳했다. 난 정말 그만을 사랑하고 그만을 기다리며 약혼 기간을 인내했으니까. 떳떳했기에 시댁에서 내 억울함을 토로해 보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나를 부정한 자로 여겼고 그 집을 떠나지 않으면 정말 당장이라도 돌로 칠 기세였다.
그리고 수치스러움에 울며 돌아온 친정, 나의 부모님은 내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그들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나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그 자리에서 돌 맞고 죽어버릴 것이지, 수치도 모르고 돌아오다니.’
부모라는 사람들이 소박맞고 돌아온 딸에게 한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야기는 오늘로 돌아온다. 첫 번째 결혼의 실패는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내게 부정한 자라는 사회적인 인식을 심어놓았다.
우리 사회에서 남편의 존재는, 내 미래의 희망이었고 내 방패였다. 그것이 사라져버린 부정한 여자가 설 자리 따위, 이 사회엔 없었다. 소박맞은 여인의 억울함과 진실을 밝히는 일은, 아마 평생 기대해서도 안 되겠지.
늦은 밤. 나는 아버지에게 맞은 상처보다도 가슴 한편이 답답하고 쓰려와,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창밖으로 비친 아름다운 밤하늘에는 밝은 달과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지만, 그들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내 비참함을 비추는 듯해 나는 월광을 피해 숨으며 울음을 삼켰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당신은 공의와 정의를 원한다고 하셨으면서 내 억울함은 도대체 누가 풀어줄 수 있단 말이에요? 난 부정하지 않은데, 사람들은 모두가 나를 부정하다고 합니다. 전남편이라는 놈은 이미 새로운 신부를 맞이해 잘살고 있는데, 그는 깨끗하고 나는 여전히 부정하답니까? 당신도 정녕 나를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어둠 속에 흩어져버릴 푸념을 내뱉으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답답한 마음을 참지 못해 밤바람이라도 쐬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치와 속상함에 달과 별들의 시선을 피해 가며 어두운 골목길에 몸을 숨긴 나는, 한동안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이 시간에 여기서 혼자 울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겠어요?”
예상치 못한 인기척에 화들짝 놀란 내가 상대를 바라보자 그는 낮에 나를 도와주었던 청년, 동네에서는 유망하다는 그 의원의 아들이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그들의 가정은 어디를 가든 늘 존경받았고 늘 한낮의 광명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늘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눈물을 훔치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 오뚝한 코에 그윽한 눈, 감미로운 목소리. 무엇보다 편견 없는 따스함까지, 그는 부정한 나에게 제대로 말을 걸어주는 유일한 동년배 남성이었다.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는 부끄러움도 잠시, 여태까지 남아 있는 뺨의 통증이 다시금 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부정한 저에게 왜 자꾸 말을 거시는 거예요? 제가 또 무슨 꼴을 당해야 속이 풀리시겠어요? 당신은 당신과 어울리는 해 아래에서 머무세요. 이런 부정한 여인의 슬픔 따위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그러나 내 말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슨 꿍꿍이인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부어있는 내 뺨을 확인했다.
“저런…. 난 그저 당신을 돕고 싶었을 뿐인데, 나 때문에 이런 꼴을 당했다고 하면 미안하군요. 당신이 어렸을 때만 해도 늘 밝고 발랄하던 모습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지금은 이런 꼴이라니 참….”
“지금 저를 놀리려는 건가요?”
“그럴 리가요. 난 그저 안타까워할 뿐입니다. 당신이야말로 왜 내게 가시를 세우시는 겁니까? 내가 당신을 쫓아낸 그 남자도 아니고 이 마을에서 당신을 존중해 주는 사람이라곤 나밖에 없지 않나요? 혹시나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당신에게 뭔가 해를 끼친 게 있나요? 왜 그렇게 저를 미워하는 겁니까?”
“...미안해요. 미워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나는 물론이고 당신에게도 오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소박맞은 부정한 여인 따위 그저 가십거리로만 삼으시고 가까이하지 않는 게 좋아요.”
“혹시 알아요? 내가 당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도움?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라는 게 당신에게 있다는 말인가요?”
“그럼요. 당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죠? 남편 아닌가요? 사람들은 당신을 보고 부정한 자라고 하지만, 당신의 전남편은 이미 재혼했어요. 그렇다면 당신이 이전의 언약에 메일 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죠? 누구도 부정한 저따위….”
여기까지 말하다 보니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혹시 지금…. 제 남편이라도 되어주시겠다는 건가요?”
“그래요. 까짓거 해드리죠. 못할 게 뭐가 있겠어요.”
“저를 사랑하시나요?”
“당신의 처지에 그게 필요하시나요? 정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말씀은 해드리죠.”
“... 거짓말.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죠?”
“제가 원하는 건 확실한 보증이에요.”
여기까지 말한 그는 내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우리의 법에는 간음한 자는 돌로 쳐 죽인다고 되어 있죠. 간음이 되지 않으려면 혼인하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 혼인합시다. 대신 당신이 먼저 내게 확신을 줘요.”
결국은 이런 이야기였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 그래도 나는 차마 그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마을에서 유력한 가문의 구성원인 이 남자와 멋들어지게 재혼하여, 전남편들과 친정의 부모님께도 보란 듯이 떵떵거리며 복수하고 싶었고 이 지긋지긋한 부정한 자라는 낙인을 벗어버리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부모로부터 모두 버림받았다는 이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 아팠다. 외로웠다. 누군가의 다정함과 온기가 너무나 그리웠다. 이 마음속의 상처와 목마름을 어떻게 해서든 치료하고 위로받고 싶었다.
다가오는 그의 손길을 보며 마음 한편에선 이건 안 되는 일이라는 강한 경고가 울렸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여태까지 지켜오던 그 마지막 선이 다 부질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람들 모두가 이미 나를 부정하다 여기는데 그렇다면 실제로 부정해진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질까.
어차피 이 순간만 지나고 약속대로 그와 결혼하면 부정한 것도 아니게 되어버린다. 아주 잠깐만 모른 척하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나는 두 눈을 감아버렸다.
다음 날 아침. 성난 군중들 사이에서 붙들린 나는 거친 폭력을 당하며 광장으로 끌려 나갔다.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수고했다. 역시 부정한 년은 부정한 년이군, 억울한 척은 다 하더니 역시나 이 모양이야.’라고 했던가?
분명 밤새 내게 사랑을 속삭였을 그 청년은 그들로부터 돈주머니를 건네받으며, ‘내가 너 같은 부정한 년을 사랑한다고? 심지어 결혼한다고? 그걸 믿다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이라고 말했던 것 같았다.
다른 이들은 ‘이거면 그 잘난 척하는 목수의 아들놈도 궁지에 몰 수 있겠군’이라고 했던 거 같다.
또 다른 이들은 ‘그 이중적인 놈의 가면을 드디어 벗겨낼 수 있겠어!’라고 환호했던 것 같다.
들켜서는 안 되는 장면을 들킨 수치와 함께 죽음의 공포에 몸을 떨고 있던 나와는 달리, 그들은 희열을 느끼며 즐거워하고 있던 것 같다. 도대체 이 상황의 무엇이 그렇게나 즐거웠던 것일까?
나의 넘어짐이 그들에게는 즐거움이란 말인가? 나의 죽음이 그들에게는 즐거움이란 말인가? 아니면 그들이 말하는 그 누군가의 곤혹스러움이 그들의 즐거움이란 말인가?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의’라는 것일까?
그러나 이런 생각도 매를 덜 맞을 때나 생각이 나는 법. 옷은 찢어지고 온몸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어느 광장에 내팽겨쳐질 쯤에는, 나는 이미 내 죽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들린 나에게 닥칠 운명이란 오직 죽음뿐.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서부터 나를 붙들고 온, 그 무리와 청년은 광장에 모여있던 군중들과 한 랍비의 앞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랍비여! 이 여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우리의 법에는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저분이 이들이 넘어뜨리고자 하던 그 목수의 아들이라는 분일까? 그런데 목수가 군중들을 가르치고 있었단 말인가?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이분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내 실수로 인해서 곤욕을 겪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들이 이분을 랍비라 불렀으니, 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이분이 가장 먼저 나를 돌로 칠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최대한 고통을 견디고자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가리고 땅에 엎드렸다. 변호하기 보단 이대로 죽을 요량이었다.
“...”
그러나 군중들의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랍비여! 대답하실 말이 없으신 겁니까? 우리가 이 부정한 자를 돌로 쳐 죽임이 마땅하지 아니합니까?!”
“...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자를 돌로 쳐라!”
그렇게 말한 그는 자리에 앉아 흙바닥에 글씨를 쓰기 시작하셨다.
그는 나를 꼬드긴 그 남자 청년의 눈을 바라보면서 땅에 적었다. ‘거짓과 간음’
청년에게 돈을 건넨 사내의 눈을 바라보면서는 ‘시기, 질투’를, 나에게 돌을 던진 사내에게는 ‘살인’을.
또한 그는 그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각자의 죄목을 적기 시작했다. 별의별 수치스러운 일들이 광장의 바닥을 가득히 채워갔다.
‘이웃의 아내를 보고 매일 음심을 품음’, ‘거짓말로 속여 빼앗음’, ‘가난한 자의 재산을 빼앗음’, ‘성전의 물건을 도둑질함’, ‘친구의 아내와 간음함’, ‘겉으로는 신사적인 척을 하지만, 술에 취하여 아내와 자녀를 때림’, ‘뇌물을 받음’, ‘부모를 모욕함’, ‘매일 밤 방탕한 삶을 삼’ 등등.
자신들이 간밤에, 또는 아무도 보지 않는 장소에서 저질렀던 수치스러운 일들과 마음에 품은 죄악까지도 하나하나 드러나자 자신의 행위가 드러난 자들은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자리를 피했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그의 행동에 경탄하던 군중들은 자신들의 차례가 다가오자, 어째서인지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이윽고 광장에는 한 사람도 남지 않았고 그는 내가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나를 일으켜 주었다. 사람들의 숨겨진 죄를 드러낸 그이니, 마지막으로는 나의 죄를 드러내려는 것일까?
“여자여, 사람들은 어디에 있느냐? 너를 정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
“없습니다….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당신 한 사람 밖에는 내게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겠다. 어젯밤 너는 내가 공의와 정의를 원할거라 했지만, 정작 너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자비일 것이다. 그러니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하겠다. 공의와 정의에 앞서서 사랑과 자비를 원한다고. 내가 바라는 것은 사랑이지 제사가 아니라고. 또 나는 내가 너희를 알듯이 너희도 나를 알길 원한다고 하겠다. 나는 너의 죄뿐만 아니라 너의 상처도, 억울함도 모두 알고 있다. 너의 악함이 아니라 너의 약함을 내가 알고 있다. 아무도 너에게 관심이 없다고 하여도, 너의 인내는 헛되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너가 희망을 두었던 너의 남편은 너를 알아주지 못하겠지만, 나만은 너의 삶을 알아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