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에게

친애하는 당신에게

by 마타

친애하는 당신에게


있잖아요 나 사실 할 말이 있어요.


켜켜이 쌓인 나의 마음을 그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나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대의 부탁은 무엇이든 들어주고 싶고 그대가 스쳐 지나가듯 했던 말조차, 내겐 세월이 지나도 어제 일처럼 생생해요.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손은 그대를 돕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고 그대를 돕기 위해서라면 나의 권리 포기는 당연하죠.


어떤 수고를 하더라도, 당신을 돕는 일이 번거롭기는 커녕, 내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기에 어떠한 불만도 없었어요.


그렇게 오랜 세월 그대의 옆에 있던 나이기 때문일까요? 당신은 친구들 앞에서 나를 이렇게 소개하더군요.


"얘들아, 인사해. 나의 가장 친한 친구야. 내 모든 걸 나눌 수 있는 가장 친한 친구."


고마운 말이에요. 당신이 내게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건 나를 그만큼 신뢰해 준다는 뜻이니 말이에요.


가만히 내게 다가와 당신의 아픔도 슬픔도 털어놓고 조용히 도움을 청하는 당신의 목소리는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충족감을 준답니다.


나 역시 그런 당신을 신뢰해요. 당신에게만큼은 내 약점도 수치도 모든 비밀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있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걸로 만족할 순 없을 거 같아요.


나는요. 당신을 위해 조금 더 가까이에서 일하고 싶어요.


단지 당신이 나에게 도움을 청할 때뿐만 아니라,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주도적으로 당신을 도와주고 싶어요. 당신의 약함도 슬픔도 모두 함께 짊어지고 당신을 위해 살아가고 싶어요.


당신이 무엇을 돌려주지 않아도 좋아요. 그냥 당신의 가장 가까이에서 힘이 되어주고픈 나의 소중한 마음이니까요.


당신의 가족들도 내겐, 내 가족과 다를바 없고, 당신의 친구들은 나의 친구와도 같습니다. 당신의 눈물은 나의 슬픔이고 당신의 약함마저도 내겐 사랑의 대상일 뿐.


그대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나이기에 앞으로도 그대의 옆을 지켜주고 싶지만, 당신은 내게 가족도 연인도 아닌, 친구의 자리만을 허락할 뿐이네요.


친구로서는 당신의 부탁만을 가끔 들어줄 수 있을 따름이에요. 아무리 최선을 다해 당신을 위하고 싶어도 그대가 선을 긋는 순간 우리의 관계는 거기까지 일 테니까요.


나를 향해 조금만 더 마음을 열어 줄 순 없을까요?


조금만 더 많은 것을 허락해 줄 순 없을까요?


사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이것이에요.


언젠가 나나 당신에게 다른 연인이 생긴다면 우리의 관계는 변하고 말겠죠.


어떠한 구속력도 없는,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이 자리만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곁을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야만 할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아마 나보다는 그대에게 먼저 새로운 연인이 생길 거 같아요. 내게 다른 연인은 눈에 들어오지 않거든요. 차라리 그대의 친구로서 그대의 가장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면 평생 그걸로도 좋을 거 같은데.


그런데도 결국은 당신의 곁에 선 새로운 사람으로 인해, 우리의 관계는 끝을 맞이하고 말겠죠.


사실은요 나 당신에게 모든 비밀을 나눈다고 했지만, 그저 지식만을 나눌 뿐, 내 마음은, 내 감정은 나누지 못하고 있어요. 친구의 관계에선 나눌 수 있는 감정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잖아요.


혹여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기라도 했다간, 우리의 관계는 그날로 끝장이 나지 않겠어요?


그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오랜 사랑도, 나의 아픔도, 그대를 잃을지 모른다는 슬픔마저도 전부 나눌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나를 그대의 연인으로 삼아주지 않겠어요?


나를 그대의 신랑으로 삼아주지 않겠어요?


나를 향해 그 마음을 조금만 열어주지 않겠어요?


내가 당신을 마음껏 사랑할 수 있도록, 마음껏 당신을 위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관계가 영원할 수 있도록.


단순해 보이는 나의 손길 한 번에 얼마나 많은 마음이 담겨 있는지 말해주고 싶어요. 분명 당신이 경험한 그 누구의 것보다 나을 텐데.


당신은 나를 신뢰한다 말하고 나 역시 그렇지만 그대가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 한, 우리의 이 불안한 관계는 유통기한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네요.


그런데도 그대를 향한 사랑만은 놓지 못해, 오늘도 초조한 마음으로 그대의 곁에 머무는 나예요.


브런치 스토리 ‘당신과 나의 사랑이야기’ 26.01.12.png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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