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추앙하나요?

하루 한 글 쓰기 (17/17/365)

by 허병상

사전에서 '추앙(推仰)'을 찾아보면 '높이 받들어 우러러봄'이라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추앙'에는 깊은 존경, 경외(敬畏), 숭앙의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추앙'의 의미는 "깊이 존경해서 높이 받들어 우러러봄"으로 설명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이 정도로 추앙 받을만한 분들을 생각해 보자.

이순신 장군이라면 추앙해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 분은 뛰어난 지략과 충성심으로 나라를 구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도 마찬가지이겠다. 그 어른은 한글을 만들어서 후손들이 만세에 번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 할아버지를 혹은 아버지를 추앙한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할아버지, 아버지를 존경한다 하드라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누군가를 추앙한다는 것은 매우 존경하되 받침이 될 근거가 필요하다.

따라서 나는 나자신을 '추앙'할 수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추앙 받을만한 일을 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스스로 추앙할 수 있어야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간혹 '나만이 존귀하다'는 뜻으로 이해되지만, 그것은 불교를 전혀 모르는 해석이다. 모든 중생은 각자가 불성을 지니므로 존귀하다, 즉 누구나 부처의 성품을 갖추고 있으므로 존귀하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마땅하다. 이 세상에서 어느 누구가 인간을 이처럼 대단한 존재로 평가한 적이 있는가? 우리는 스스로 추앙해 마땅하다. 나아가서 우리 속의 보배를 감싸고 있는 때를 벗겨내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마태복음 22:39)

“네 자신과 같이”라는 조건은,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존중하는 태도가 전제되어야만 성립하지 않겠는가? 다시 말해 스스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두 어른이 한결같이 우리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계신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다만, 두 분의 말씀을 잘못 해석해서 자기 사랑과 자신에 대한 집착을 혼동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왜 책을 읽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