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글 쓰기
한 여름 밤, 모닥불을 피워서 통돼지 구이 파티를 열자!
돼지는 통 채 구워야 별미다. 작대기에 꿴 채 모닥불 위에 올려서 돌리면 된다. 도톰한 비계층에서 적당히 기름기가 빠지면 껍데기는 고소해진다. '바싹!' 씹히는 식감이 좋다.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맛보겠나.
속살은 또 어떻고. 육수를 촉촉히 머금은 채 갖은 양념을 한 막장에 찍은 맛은 맛을 봐야 맛을 안다.
달은 밝고 시원한 바람에 실려오는 풀냄새가 싱그러운데, 쭉쭉빵빵 잘 생긴 선남선녀들이 모여든다. 신나는 음악이 울리고 장작불이 훨훨 타오른다. 생맥주가 여러 통 재여 있으니 더욱 좋다. 이제 통돼지만 도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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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배달 사고다.
돼지 대신 코끼리가 배달되었다.
통돼지 바비큐 대신 코끼리 바비큐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런데, 놈의 덩치가 너무 크다. 무지막지하게 크다. 통돼지 바비큐를 위해 준비해둔 작대기로는 코 하나 겨우 걸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전봇대를 뽑아서 구울 수도 없다.
글을 모아 책을 낸다는 것이 이런 일이 아닐까? 한마디로 너무 어렵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 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다.
다시 코끼리 바비큐하기로 가보자.
작대기는 너무 짧고, 전봇대는 말도 꺼내지 말아라.
다행히 역사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는 이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겠다. 2300년 전 알렉산더 대왕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 칼에 자르고 정복왕의 길에 올랐다.
우리도 코끼리를 자르면 된다. 구울 수 있는 크기로 잘라라. 바비큐의 왕이 될 것이다.
책을 쓰는 일도 비슷하다.
PARA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세컨드 브레인(티아고 포르테 지음)" 126페이지를 보라.
정작가 선생의 강의를 곁들이면 여러분은 틀림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책 쓰기 참 쉽네!!!"
알고 보면 간단하다.
콜럼버스가 달걀을 깨서 세우고 청중들에게 내 갈긴 말이 생각난다.
“남이 한 뒤에는,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