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려고 뭐... 선택 했겠죠 ...
우리 회사에서는 콘텐츠 마케터를 대부분 경력이 정말 제로인 사람, 또는 6개월 내외 인턴 경력 정도 뿐인 신입 마케터로 채용 한다.
나도 현재 이직 준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제서야 체감 하고 있는 부분인데, 경력 채용의 니즈가 많은 현재 업계 상황과 다르게 거의 1-2명의 인원 빼고는 전부 우리 회사가 첫 정규직 입사인 팀원이 많다.
아무튼... 이렇게 경력에 관대하다 보니 면접 질문 중에도 ‘왜 다양한 마케팅 직무 중에서도 콘텐츠 마케팅을 선택 했는지?’ 에 대한 부분이 있다.
보통 경력자에게도 이런 걸 묻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신입 면접을 보다 보니 꼭 해당 질문을 하는데,
그동안 답변 받은 내용을 대강 카테고라이징 해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 그냥 마케팅이 하고 싶은데 마침 우리 회사 공고를 본 사람
2. 마케팅 보단 ’콘텐츠‘를 하고 싶은 사람
3. ‘콘텐츠 마케팅’을 ‘브랜드 마케팅‘으로 알고 있는 사람
내가 진행 했던 면접에선 대부분 3번의 답변이 많았다.
1번의 경우는 대부분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서도 거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많지는 않은데, 주로 아주 간단한 시장 상황이나 마케팅 트렌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다양한 미디어 커머스에서 SNS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 하고 있고, 요즘은 콘텐츠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마케팅의 기본이라고 생각 어쩌구 저쩌구... 마케터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필수로 어쩌구 저쩌구...
이 경우는 대부분 콘텐츠를 기획 또는 제작 하는 부분에서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고, 생각했던 마케팅 업무와 다소 차이가 있어서 금방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마케터는 데이터 분석만 하고 브랜드나 제품의 방향성 설정 해서 어떻게 판매할지 전략만 세우는 줄 아는... 정말 마케터 라는 직무에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2번의 경우는 ‘콘텐츠’를 한 번 기획하고 만들어 보고 싶은데 본인이 뭐 유튜브 편집자처럼 편집 스킬이 뛰어나진 않은 경우에, 편집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 보다 데이터 분석 등이 더 중요한 콘텐츠 마케터 직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는 애매~하게 본인 유튜브 채널 운영 하다가 잘 안돼서 이 직무를 통해 콘텐츠와 분석을 둘 다 배워 보고 싶은 사람들도 종종 있었고...
대부분 구매전환 측면에서 데이터 분석이나 콘텐츠 기획을 못하고, 요즘 유행하는 밈이나 재미 요소만 콘텐츠에 자꾸 집어 넣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서 성과가 안 나오니 수습 종료 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마지막 3번은 진짜 엄청 많았는데 본인은 브랜드의 전반을 책임지는 브랜드 마케터가 되고 싶고, 그래서 콘텐츠 마케터가 되겠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메세지를 전하고, 브랜딩을 하고 싶다는 이유.
누군가는 모범 답안인 것 같은데 왜?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회사 마다 디테일한 업무 방식이나 문화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다소 위험한 답변일 수 있다.
브랜드 마케팅에 있어 콘텐츠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콘텐츠 마케팅에 있어 브랜딩은 필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브랜드가 정체기에 접어들지 않고, 꾸준히 성장 하며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기 위해선 브랜딩이 필수이긴 하지만 어느 회사, 어느 브랜드나 브랜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순 캐시카우 브랜드라면 굳이 돈이 많이 들고, 당장의 매출과 직결 되지 않는 브랜딩 콘텐츠 보단 그저 자극적이고 빠르게 설득할 수 있는 방식의 콘텐츠가 더 중요하니 굳이 브랜드 마케터까지 꿈꾸는 사람을 데리고 올 필요는 없을지도...?
[직무 선택 동기] 가 면접 예상 질문에 꽤나 단골 질문으로 꼽히다 보니 쉽게 모범 답안을 떠올릴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회사나 브랜드의 상황에 따라 당장 필요한 인재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으니, 면접 준비를 시작하기 전 부디 블로그나 아티클로 올라오는 면접 꿀팁만 보지 말고
지원한 회사가 가진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잘 파악하고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답변을 준비해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