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리뷰 에세이 - 드라마 <트리거> 10회 문백 대사 중
넓은 광장, 수많은 사람들
앞을 가릴 만큼 짙게 깔린 하얀 스모그.
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두려움과 분노, 혼돈을 안고 서 있다.
네 말대로 모두가 총을 든 세상이 지옥이라면 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총을 가지려 할까?
도대체 무엇이 저들이 총을 들게 만들었을까?
세상이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난 그들에게 총을 줬을 뿐이야.
방아쇠를 당기는 건 저들 스스로의 선택이지.
드라마 〈트리거〉 속 악역 ‘문백’의 대사다.
그는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총과 총알을 택배로 보내며,
세상을 향해 복수하라고 유혹한다.
“나는 단지 총을 주었을 뿐, 선택은 너희 몫”이라고 말하며 책임을 교묘하게 회피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을 옥죄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나올 길이 보이지 않는 순간,
마음속에 분노와 좌절이 쌓여갈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누군가는 끝내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다.
또 누군가는 충동에 이끌려 스스로의 삶을 무너뜨리는 선택을 한다.
같은 상황에 놓여도 다른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결국
‘내가 누구인가’,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닿아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속 장면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에서 총성이 울린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정답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분노보다 희망을,
절망보다 삶을 붙드는 쪽을 선택하고 싶다고.
삶은 늘 나를 시험한다.
어떤 날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걷는 것 같고,
또 어떤 날은 모든 것이 안개처럼 흐릿하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분명히 길은 존재한다.
그 길은 방아쇠가 아니라,
누군가를 향한 손길일 수도 있다.
또 다른 길은 무너짐이 아니라,
다시 일어섬일 수도 있다.
트리거는 총알을 발사하게 하는 장치이자,
어떤 일을 일어나게 하는 계기다.
그 트리거가 무엇이 될지는 결국 내 손에 달려 있다.
내가 쥔 방아쇠가 파괴를 향할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을 여는 버튼이 될지는 오늘의 나의 선택이 결정한다.
안갯속 한 발의 총성 대신,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한 마디의 말이 울려 퍼지는 세상을 꿈꿔본다.
그리고 오늘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나는 어떤 트리거를 당기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