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다른데요?

감정리뷰 에세이 - 영화 <여름이 지나가면>중에서

by 혼밤 마음




경찰: "네가 저 애들하고 같은 줄 알아?"
기준: "뭐가 다른데요?"


영화 〈여름이 지나가면〉 속 경찰과 주인공 기준의 대화이다.





어른의 이기적인 선택



기준모는 아이의 대학 진학 시 특별전형혜택을 받기 위해 서울에서 낯선 도시로 이사 온다. 갑자기 원하지 않는 전학을 오게 된 초등학생 기준은 이 상황이 못마땅하다.


전학 온 첫날, 그는 반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힌 영준을 알게 된다.




영준은 형 영문과 함께 살아가며, 두 형제는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문제아'이면서 ‘불쌍한 아이들’로 분류된 존재다.


동네 어른들은 그들이 어떤 짓을 하든 아무도 관심이 없다.

봤지만 못 본 척할 뿐이다.


왜냐하면 '나와 상관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기준은 학교에 적응해 가면서 동네 아이들과도 점점 친해진다.

영준과 영문과도 경계와 시선을 넘어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세계에 빠져 들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포츠 매장 도난 사건으로 세 아이는 경찰서 조사를 받게 되고 그 자리에서 그동안 저질렀던 자잘한 일들이 드러난다.




경찰은 기준을 영준과 영문 형제와 따로 분리하고

집으로 보내려 한다.

그때 기준은 “저도 같이 했어요. 제가 원해서 한 거예요.”


하지만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네가 저 애들하고 같은 줄 알아?"






뭐가 다를까?




부모가 있는 아이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법칙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부모의 유무에 따라 죄의 무게가 달라지는 걸까.




동정은 하면서도, 무슨 짓을 하든 못 본 척하며 외면하던 어른들.

그러다 자기 아이와 엮이는 순간이 되면 변한다.

"그럼 그렇지"

"저런 애와 가까이 지내면 안 돼"

"우리 애에게서 떨어져"




사실 '저런 애''저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 동안, 단 한 사람의 어른이라도 아이의 손을 잡아 주었다면 '저런 애'로 불리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스스로 서로가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데,

어른들은 쉽게 선을 긋는다.




기준의 물음처럼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뭐가 다른데요?"







*출처 : 영화 <여름이 지나가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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