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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나올까 봐 복권을 안 긁는 바보

드라마가 건넨 위로 - 감정 리뷰 에세이 <미지의 서울> 7회

by 혼밤 마음
“꽝 나올까 봐 복권 안 긁는 바보가 어디 있어요?”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에서

세진이 미래에게 던진 이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 말은 미래에게 한 게 아니라,

늘 생각만 하면서도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나에게 한 말 같았다.




생각은 매일 하는데, 시도는 한 번도 안 했다


‘이런 글 써볼까?’

‘나도 한 번 해볼까?’

‘이거 하면 괜찮을까?’


마음속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올라오는 생각들.

그런데 늘 결론은 같았다.


“지금은 아니야.”

“조금만 더 알아보고…”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어쩌면 나는 꽝이 나올까 봐,

복권을 긁어보지도 않고 덮어버리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걱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더라


내가 고민하고 주저했던 이유는 대부분

가족 눈치, 나이, 능력,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걱정한다고 현실이 바뀌진 않았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점점 더 작아졌을 뿐.




복권을 긁어야, 꽝인지 아닌지도 알 수 있다.


“꽝 나올까 봐 복권 안 긁는 바보가 어디 있어요?”


세진의 말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었다.

시작조차 하지 않는 삶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꽝이라는 선언처럼 들렸다.


무엇이든 해보는 사람만이

‘꽝’이든 ‘1등’이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오늘 나는 작은 복권 하나를 긁어보기로 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

내가 계속 미뤄왔던 것.

그걸 오늘 아주 작게라도 해보기로 했다.


글을 쓰고 싶다면,

단 한 줄이라도 써보기.

책을 내고 싶다면,

글 세 편이라도 모아보기.

하고 싶은 일을 상상했다면,

그중 제일 작은 거 하나부터 해보기.


내가 긁는 첫 번째 복권은

어쩌면 ‘꽝’ 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다음엔 ‘보너스 번호’가 나올지도 모른다.




*출처 :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세진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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