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제비임당!
안목 해변의 푸른 바다
촘촘하게 길을 내어준 아늑한 해송 숲 사잇길로
솔방울 민트향과 바다특유의 소금 냄새를 동시에 느끼며
발걸음이 멈춘 곳은
서까래가 기둥 밖으로 툭 튀어나온
퓨전식 스타벅스였다.
안목에서 가장 좋은 차를 누가 타고 왔나 구경도 할 겸
푹신한 2층 창가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종이에 자석이 붙었는지
초반만 수없이 읽은 산문집 하나 꺼내본다.
"역시나 나답다!"
책 몇 줄 읽다 새벽 여행이 고단했는지
꾸벅꾸벅 병든 닭처럼 고개를 떨구다 깜짝 놀라 깬다!
그러다 창밖의 제비 2마리가 처마밑을 들락날락 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처마 구석을 보니 제비둥지를 지은 것이다.
아마도 주변의 먹잇감을 새끼들에게 마우스 투 마우스로 건네주기 위해
쉴 틈 없이 제비부부의 맞벌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오래간만에 푸른 바다 강릉을 보러 왔는데... 잠이나 자다니..
책은 역시나 눈에 들어오지 않아
제비의 비행만 쳐다봤다.
물 찬 제비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닐 정도로
작은 체구에서 비행하는 속도가
국군의 날 엄청난 쇼를 펼치는 배테랑 조종사 저리 가라다.
대담함도 독보적이다!
수 배는 큰 까치 조폭이 다가오자 제비 부부는 힘을 합쳐
둥지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까치 꼬리를 쪼아 된다.
'까치손님! 이 전깃줄에서 진상 피심 안됩니다.'
어쩔 수 없이 진상짓을 할 수 없게 된 까지는 저 멀리 도망간다.
제비를 계속 쳐다볼 수밖에 없는
아니 그것보다 가장 매료된 것은 바로
제비가 둥지를 왔다 갔다 한 횟수가
정확히는 아니지만 내가 그 자리 있을 때만 해도 족히 수백 번은 된 것 같다.
쉴 틈 없이 오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새끼를 위해
"그렇게 본능을 넘어선 몰입이 시작된다!"
먹이만을 가져다주는 동물적인 본능 외에는
군더더기 같은 움직임이 없어 보였다.
새로운 감각의 수용
하나에만 집중하는 능력
문제를 해결하는 그 순간
우리는 그렇게 몰입을 한다.
제비는 단순히 '입을 벌린 새끼에게 먹이를 주겠다'라는
하나에만 집중하여 작은 체구 이상의 능력을 펼쳐낸다.
사실 이곳에 온 이유도
무엇인가 발전하고 새로움을 찾기 위해 온 것이지만
지친 체력과 고질적인 편두통 등
컨디션이 떨어지니 몰입은커녕
괜히 왔다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제비는 달랐다!
지금 상황이 어찌 되었든 간에
이들의 하루, 지금 이 순간에는
더 많이 더 빠르게 먹이를 주어
새끼들을 배불리 배를 채우는 것 말고는 없다.
가장 좁아지며 깊어지는 몰입의 힘을 꺼내
마음 근력을 쌓고 편도체 활성화를 차단하는 힘!
한 가지의 몰입으로 새로운 사고의 경험을 키워보겠다 다짐한다.
오늘,
난 하나의 일에만 몰입한
강릉의 超(초) 제비를 보며 서울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