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펴지 않는 수컷 공작새의 구애
공작 孔雀이 되기 위해 나만의 공작 工作이 필요할 때
몸길이보다도 더 긴 수컷 공작새의 깃털은 중력을 보란 듯이 거부하며
부채처럼 활짝 펴고 꼬랑지를 살랑살랑 흔들며 주위를 살핀다.
암컷 공작새에게 다가가 마치 9이닝 2 아웃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것처럼 날 선 구애를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조금 더 잘 보이고 싶어서,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을 활짝 펴고 빙빙 돌려가며 적극적으로 구애활동을 하는 행동이
지금 '자기 PR' 속 살고 있는 우리 모습들과 사뭇 다르지 않다.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그렇게 어설픈 댄스를 추다가 이성이 잠깐 돌아오면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내면에 갈등이 생긴다.
'날개를 피지 않아도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멋진 아우라를 발산하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을 달리해 본다.
하나의 대상을 위해 열심히 부채를 흔들며
광파는 것도 상당히 비효율적이며
눈빛 말투 목소리 행동 등 주변 분위기를 만들고 스스로가 멋짐을 풍기면
그 사람 매력 있다고 떼로 몰려들일 아닌가?
안타깝지만 우린 정우성처럼 잘생기거나 유명인이 아니라면 딱히 내세울 만한 매력이 없을 것이다!
내 제품과 서비스가 시원찮은 이유 역시
평범하기 때문이다.
'말이 쉽지.. 명품 오픈런이나 아이폰처럼 줄 서서 기다리는 그런 매력을 만들기 쉬운 줄 아십니까?'
라고 말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내 경험을 하나 이야기 해 보겠다.
최근 브랜딩을 맡긴 분께서 상호명이 상당히 마음에 흡족하셨는지 열혈팬이 되었다.
앞으로 나에게만 일을 맡긴다고 하니 부담은 되지만 관계마케팅의 성공이라 기분은 마냥 좋다.
다른 분들처럼 딱히 한 게 없는데 이 분은 무엇 때문에 만족하셨을까?
또 되짚어 본다.
물론 마음에 드는 결과가 가장 큰 부분이겠지만
최근 좋게 달린 리뷰를 봤거나
아님 누군가가 소개를 해주었거나
분명 어떤 부분에 끌림이 있었을 것이다.
이 고객분은
'내 서비스가 날개를 펼치면 엄청 화려하겠다.'
라고 미리 예감 아닌 직감했다.
내가 내세울 만한 것은 없다. 다만 한 분이 다가오면 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조금 손해 보더라도 그 과정 속에 관계유지를 위해 상대방을 무지 신경 쓴다.
상대적으로 내 엔트로피가 과열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불태운다.
이 분 역시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내 파장에 동조한 게 아닌가 한다.
이처럼 규모가 작거나 팬덤이 없다면
너무 드러내고 과장하지 말고 묵묵히 내 일의 자부심과 성장을 보여주자.
'아니 조금이라도 어필할 것이 있으면
과장되게 고객의 시선을 끌어야
그게 마케팅 고수 아닌가요?
요즘 유튜브 보면 다들 그렇던데?'
맞는 말이다.
나는 그런 측면에서는 마케팅을 모른다.
다만 반짝 시선을 끄는 마케팅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노골적으로 돌하르방 옆에서 억지 광고 때리는 것보다
현무암 돌담이 다정하게 끌어안은 밴치에서 푸른 바다를 행복하게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왠지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굳이 나서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비추며
이곳에서 꼭 사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이 제품이라면 다를 것 같다'라는
구매욕구를 끌어올리는 이미지만 심어줘도
그 매력과 끌림은 상당히 올라갈 것이다.
오늘부터 남들처럼
'공작 孔雀'이 되기 위해 화려함만 좇지 말고
나만의 매력을 풍길 수 있는 '공작 工作'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