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공평하지 않다.

이젠 햇빛을 쬐러 나가야 할 때

by 글곱



파릇파릇하고 드높은 하늘

막대를 빙빙 돌려낸 솜사탕 구름 사이로

한 조각 햇빛이 내 살갗 위로 스며든다

'햇살이 참 바삭바삭하다.'


비좁고 숨 막히는 작업실,

반 정도 구긴 신발을 신고 창가에 서 있다.


서걱거리며 녹슨 창문 쪽을 조금 더 열면

달갑게 맞이하는 기운들이 얼굴을 내민다.

세상은 생각보다 훈훈함을 일깨워준다.


창문틈 사이사이 그렇게 햇살은

나를 향해 강렬히 비추고 있다.


맞아..

비타민 D 합성해야지!


한 5분 즈음 그렇게 햇살을 맞이하면

직장 상사의 잔소리나

며칠 내로 내야 할 공과금과 세금 등

스트레스로 인한 걱정과 근심이 잠시나마 사라진다.


단지, 이 햇살을 무료로

점심마다 쐴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우리는

작은 부분에 감사함을 지나친다.


'내 방은 북향이고 창이 좁아!'

'난 일을 해야 해서 암막 커튼을 쳐야 해'

'자외선에 기미나 주근깨가 생겨서 말이야'


다양한 이유로 햇살을 거부하고

내일 또다시

나를 항상 반겨줄 것이란 착각을 한다.


동치미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낸

반달 같은 달님이 달에 걸칠 때나

뭉게뭉게 피어오른 구름과 빗물줄기가 하늘을 종종 가리는 날엔

햇살은 드러나지 않는다.


지구도 태양을 공전하며

따듯한 기운을 얻고자 자전하며 등을 데우는데


내가 뭐라고

공평하지 않다고 탓만 하다니


'그렇다!!'


햇살은 나에게 찾아오지 않으니

내가 발길을 돌려

빛이 닿는 곳으로 바라봐야 한다.


오늘 따스한 빛의 여백餘白이

온전히 남아 있다면

이 시간들만큼은

적극적으로 햇살을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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