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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Oct 05. 2023

 8월 13일  Greta Gerwig의 Barbie.

Frances Ha

그랜드 캐니언을 돌고 LA에 와서 전열을 정비하며, A는 사무실에 가고 B와 C는 LA 한인타운 CGV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무엇을 볼까? 미드소마, 유전의 아리 애스터 감독의 Beau Is Afraid, 어때? 하지만 영화를 상영하지 않아 Barbie를 보기로 했다.


C가 인형을 갖고 놀 때쯤엔 마론인형이 대세였고, 바비 인형은 이후 나온 아이템이기도 하고, 좀 재수 없는 S라인의 미모지상주의를 부추긴지라, Greta Gerwig의 연출이 아니었다면 절대 보지 않았을 영화다.


Greta Gerwig이 Bbrbie를  어떻게 이야기했을지 무척 궁금하던 차, 맥주에 대한 소신 외엔 별 의견이 없는 C의 주장으로 보게 되었다.


C는 Greta Gerwig을 영화 Frances Ha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C의 감동은 그즈음 만든 Google의 닉네임에 고스란히 담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Greta Gerwig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각본에도 참여하였다고 한다. 이후 연출한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로 감독으로서도 재능을 인정받았으니, 그런 Greta Gerwig이 Frances Ha의 감독 노아 바움백과 함께 각본 작업에 연출까지 맡아, 이 시대 여성의 외모 지상주의를 선도한 Bgrbie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무척 궁금하던 참이었다.


LA CGV는 한국 사람들로 붐비는 쇼핑몰에 있어, 예매도 한국말로 할 수 있고, 심지어 한국말로 자막이 나오는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다. A가 20년 미국 생활에도 불구하고 콩글리쉬를 하는 이유를 알 듯하다. 그렇게 B와 C는 환갑에 핑크 핑크한 Barbie와 Ken을 보러 갔다.


할리 퀸 마고 로비야 말할 것도 없고, 이목구비가 가운데 몰려있는 라이언 고슬링과 쪼잔한 캔의 조합은 엄지 척^^ 하이힐 때문에 발뒤꿈치가 늘 직각으로 올라가 있던 Barbie의 발뒤꿈치가 땅에 닿으면서 혼동과 자각의 여정이 시작된다. 이 또한 발이 땅에 닿는다는 은유적인 깨달음의 시작이다. 의도가 좀 과하지 않나 하는 부분도 있지만, 역시 Greta Gerwig이군 하며 C는 자기도 모르게 Frances Ha의 포즈를 취한다.


이 영화는 Greta Gerwig의 Barbie다.


영화 중 글로리아의 명대사 몇 줄....


당신은 너무 아름답고 똑똑합니다. 당신이 스스로를 충분히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항상 특별해야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항상 잘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략)


우리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자식들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커리어 우먼이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돌봐야 합니다.


우리는 남자들의 나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걸 지적하면 불평하는 사람 취급을 당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남자들을 위해 예뻐져야 하지만, 너무 예뻐서 남자들을 유혹하거나 다른 여자들을 위협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성 연대의 일원이지만, 항상 두각을 나타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감사해야 하지만, 시스템이 조작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늙지 말아야 하고 무례하지 말아야 하고, 뽐내지도 말아야 하고, 이기적이지 말아야 하고, 넘어지지 말아야 하고, 실패하지 않아야 하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선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너무 힘들고, 너무 모순적이고, 아무도 당신에게 훈장을 주거나 고맙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C는 이상했다. 뭐야 Barbie를  보고 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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