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와 연차휴가>

by 성대진

○99개를 가지면 1개를 더 가져 100개를 채우고픈 심정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속성입니다. 기나긴 추석연휴 중에서 10. 10.은 공휴일이 아닙니다. 그날에 딱 연차휴가를 써서 ‘연짱’으로 추석연휴를 누리고 싶은 것이 소박한 근로자의 심정입니다. 그러나 사용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근로자가 쉰다고 고정비용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며 더군다나 추석연휴나 연차휴가나 모두 유급이기에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6년 만에 재기한 김건모의 히트곡 ‘핑계’의 아이코닉한 가사 ‘니가 만약 나라면은 웃을 수 있니?’를 부를 지경입니다. 바로 이런 사정을 풀이한 <기사>가 있습니다.


○다음 <기사>는 추석연휴 중에서 10. 10.에 연차휴가를 쓰는 경우를 풀이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는 아예 10. 13.까지 쭈욱 연휴를 즐기고 싶을 것입니다. 실제로도 1년에 1개월에서 2개월을 유급휴일로 쉬는 파리지앵은 그렇게 바캉스를 즐겼습니다. 지중해의 작렬하는 태양 아래에서 ‘피서지에서 생긴 일’의 그것처럼 이성과의 로맨스도 상상하고 썬탠을 하면서 이국적인 낭만을 갈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근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조업을 해야 매출 및 수금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근로자가 없으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근로기준법은 그래서 사용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고안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오로지’ 근로자만 보호한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사용자가 흥해야 근로자도 임금은 물론 성과급 등도 챙길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연차사용권에 제한을 가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바로 시기변경권입니다.


○다음 <기사>는 ‘현행법은 회사가 근로자의 연차 사용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휴가를) 줘야 한다"면서도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돼 있다.’라고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을 설명합니다. ‘이견’이란 법률용어는 아니고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을 해학적으로 풀이한 것입니다. 명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요건과 실제로 사용가능한가 여부가 관건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단서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입법기술적으로 ‘막대한 지장’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습니다. 사실상 천지개벽할 수준에 근접하는 경우가 아닌 한 인정이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적절한 시기변경권을 행사하여 그 부여시기를 조정할 수 있고 근로자는 이에 따라야 합니다. 다만, 시기변경권은 휴가부여시기를 조정하는데 그쳐야 하며 휴가 자체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법 위반이라고 사료됩니다(근기 68207-2062, 2001. 6. 28.).’라고 설명합니다. 서울행정법원(서울행정법원 2016.8.19. 선고 2015구합73392 판결)은 ‘사업운영의 지장은 휴가 실시 및 그로 인한 인원 대체 방법을 제대로 강구하지 아니한 원고의 잘못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이유로 참가인들의 휴가신청을 불허한 원고의 행위는 정당한 시기변경권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행정해석과 궤를 같이 합니다. 법문상의 ‘막대한 지장’과 같은 표현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기사>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휴가 사용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현실은 다르다. 현행법은 회사가 근로자의 연차 사용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휴가를) 줘야 한다"면서도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판단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 근로자가 지정한 휴기 시기의 예상 근무인원과 업무량, 근로자의 휴가 청구 시점, 대체근로자 확보의 필요성과 확보에 필요한 시간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하도록 기준을 제시했다.


김승현 노무법인 시선 대표공인노무사는 "연차를 거부하는 시기조정권도 일반적인 수준의 '긴급'으로는 사용할 수 없고 누가 봐도 회사에 특별한 이벤트나 '이 사람 없으면 안 된다'는 정도의 상황이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연차 때 교대할 사람이 없다'거나 '휴가자가 빠지면 다른 사람이 일을 더 해야 된다'는 걸로는 시기조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91295?sid=102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③ 삭제<2017. 11. 28.>


④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


⑤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⑥ 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본다.


1.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2. 임신 중의 여성이 제74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


3.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으로 휴업한 기간


⑦ 제1항·제2항 및 제4항에 따른 휴가는 1년간(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최초 1년의 근로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기사>에서도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판단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 근로자가 지정한 휴기 시기의 예상 근무인원과 업무량, 근로자의 휴가 청구 시점, 대체근로자 확보의 필요성과 확보에 필요한 시간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하도록 기준을 제시했다.’라고 서술하면서 이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추석연휴처럼 장기간에 걸쳐서 근로자가 유급휴일을 갖는 경우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단체협약상 휴가 사용 3일 전에 신청하여야 한다’는 시기변경권의 내용을 담은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5. 7. 17. 선고 2021도11886 판결)이 주목됩니다. 이 판례의 취지라면 유급휴일기간 중에 당직이나 교대근무를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정하는 것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추석연휴라도 기업의 영속성과 영리성의 보장은 근로자의 휴일의 확보에 못지 않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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