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지나는 사람에게 ‘시진핑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대만 총통을 아느냐?’라고 물었을 때는 거의 절대 다수가 ‘라이칭더’라는 대답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중국과 대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답입니다. 실은 언론에서 대만에 대하여는 거의 보도를 하지 않기에 알기도 어렵습니다. 이해관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혐중이 아무리 극성을 부려도 한국과 이해관계가 크기에 중국과의 단교나 무역중단은 불가능한 사안입니다. 하물며 한국과 안보는 물론 경제와 직결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이 불필요합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언론에서 주요 이슈로 등장합니다. 외신보도 중에서 미국을 빼면 내용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실은 미국은 국내보도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아마존이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라는 것은 대부분의 시민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미국판 쿠팡으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의 영업 변화의 추이를 보면 한국에 그대로 대입해도 무방합니다. 아마존이 맹위를 떨치면서 미국의 유수 백화점과 마트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제 온라인쇼핑문법은 아마존이 선도합니다. 한국이라고 다를 리가 만무합니다. 이제 온라인쇼핑의 대세는 네이버와 쿠팡입니다. 특히 쿠팡은 물류창고와 배달시스템을 구축하여 오프라인쇼핑의 비중을 낮췄습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세도 쿠팡의 돌격을 막기 어려운 형국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 오프라인의 강자였던 백화점과 마트도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소가 위력을 떨치면서 문구점, 철물점 등의 소형 판매점은 몰락하고 있습니다. 쇼핑의 문법은 당연히 고용시장의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다음 <기사>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랜드리테일의 부당전보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부당전보구제신청과 법원에 부당전보효력정지가처분을 담고 있습니다. 부당전보이냐 아니냐에 대한 법률적 쟁점은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대법원(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이 일관하여 판시한 법리입니다. 실무상 전보의 경우에는 해고보다는 광범위한 재량을 인정합니다. 전보는 인사권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이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라고 판시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전보명령에 담긴 행간의 의미를 풀이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개별 근로자의 전보명령에 대한 다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온라인쇼핑으로 쇼핑문법이 변했고, 이랜드리테일 자체의 영업구조가 변하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쿠팡, 그리고 다이소의 도약은 이랜드리테일에게는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비스연맹 소속 이랜드노동조합이 ‘사측의 부당전보는 대량 정리해고를 위한 수순’이라며 반발하고 나서며, 2025. 10. 23.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랜드리테일이 자행한 각종 불공정거래 및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랜드노조는 과거 남양유업의 경영진이 행했던 ‘밀어내기’라고 불리는 강제매출을 고발했습니다. 이것은 본사가 판매 목표나 실적을 채우기 위해 실제 수요보다 많은 상품을 협력업체에 떠넘기고, 이를 출고로 처리해 매출로 잡는 수법으로, 남양유업사태와 마찬가지로 팔리지 않은 재고는 고스란히 협력업체 몫이 되는 불합리한 판매기법입니다.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의 대명사입니다.
○밀어내기를 선택할 정도로 이랜드의 경영실적은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쿠팡, 그리고 다이소의 급성장의 그늘인 셈입니다. 그래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력감축, 즉 구조조정은 필연적입니다. 위 부당전보의 실제는 온라인쇼핑의 급성장과 오프라인쇼핑의 위축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경고는 명확합니다. 대법원이 설정한 법리, 즉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는 비교·교량의 원칙이 그것입니다. 인력구조조정의 방법으로 인사전보도 필수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사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정한 투명한 원칙으로 진행하는 것이 정도입니다. 온라인쇼핑으로 쇼핑문법이 변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이 동일합니다. 다만, 트위터를 인수한 후에 대량해고를 전광석화처럼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에 국한됩니다. 한국은 엄격한 절차가 필요합니다.
<기사>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조치가 경영상 위기로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약 1천680억원이며, 부담한 이자만 약 1천120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천안물류센터를 포함해 전 사업장에서 약 40억5천만원의 도급비를 절감했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비용 절감이 없다면 더 큰 희생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반면 B씨는 물류센터 용역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7~10월 천안물류센터 비용 절감 금액만 따로 보면 9천만원에 불과했다. B씨는 이 금액에 전보조치된 17명 노동자의 수십 년간 쌓은 영업 노하우와 향후 기대되는 성과는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생활상 불이익도 쟁점이다. B씨는 전보로 월세 40만원, 생활비 40만원 등 매달 80만원의 추가지출이 발생한다며, 회사의 30만원 교통비 지원과 근무시간 1시간 단축으로는 상쇄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사쪽은 추가 임대료 증가는 인정하나, 생활비는 어느 지역에서도 발생하는 비용이므로 불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맞섰다.
또 회사는 부산 전보를 모친 부양 사정을 고려한 ‘배려’였지만, 현재는 경영위기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B씨는 모친 직접 부양을 이유로 NC백화점 불광점으로의 전보를 거부했지만, 사쪽은 모친이 요양병원에 있어 B씨의 직접 부양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0874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또는 산전(産前)ㆍ산후(産後)의 여성이 이 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용자가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 또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대법원 판례>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2]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