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퇴직했음을 절감하는 순간 중의 하나는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편입됐다는 건보공단의 통지를 받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퇴직자들은 건보료가 퇴직 전보다 증가한 것에 대하여 분노와 좌절을 느낍니다. 일부는 멘붕의 시간을 맞이합니다. 당장 정치인을 최고 레벨로 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건보료의 절반을 납부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는 것이 보통입니다.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납부액의 절반을 사용자가 납부하는 점입니다. 건강보험은 수혜자에게는 꿀입니다. 거액의 진료비를 면하고 자가 부담금으로 고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신통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건보료마저도 직장가입자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납부해주기 때문입니다.
○선거철만 되면 건보료는 도마에 오릅니다. 왜 직장에서 근무할 때보다 더 납부해야 하는가! 원인이나 법적 근거 이런 거는 그냥 무시합니다. 후보자들은 당장 표가 아쉬우니까 납부액을 조절하겠다고 호소를 합니다. 물론 표를 자기에게 몰아달라는 읍소가 포함됩니다. 그런데 막상 당선된 후보자는 건보재정과 향후 운용일정 등을 고려하면 건보료에 손을 대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개혁이 어렵습니다. 지구상의 그 많은 국가 중에서 사회보험을 쾌도난마식으로 개혁한 나라가 단 하나도 없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한정된 재원으로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손해를 입는 집단과 이득을 입는 집단의 발생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건보재정의 실제상 개혁이 어렵다면 꼼수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그 꼼수가 바로 1인 기업, 그중에서 ‘1인 법인’입니다. 법리적으로 1인 기업은 개인기업이나 법인기업 모두 해당하지만, 나중에 사업이 망했을 경우에도 개인기업과 달리 법인기업에서는 법인만이 책임을 지기에 압도적으로 1인 법인이 선호됩니다. 당장 ‘1인 법인’을 구글 검색하면 등기부터 이점 등을 설명한 웹페이지가 부지기수입니다. 건보 지역가입자의 처절한 절세의 현장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김상중)! 국가에서 1인 법인이라는 법인제도의 남용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위장법인을 세워서 건보료는 물론 세금 탈루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건보공단에서는 매년 1인 법인을 세워서 건보료를 탈루하는 법인을 적발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헷갈리면 망신당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1인 회사’입니다. 상법상의 주식회사에서 등장하는 것으로서 대법원(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다8702 판결)은 ‘주식회사에서 총 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1인회사의 경우에는 그 주주가 유일한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출석하면 전원총회로서 성립하고 그 주주의 의사대로 결의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따로이 총회소집절차가 필요없다 할 것이고, 실제로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다 하더라도 1인주주에 의하여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형식적인 사유에 의하여 결의가 없었던 것으로 다툴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여 1인이 주식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는 경우가 바로 1인 회사입니다. 1인 회사라도 근로자 자체는 다수일 수 있습니다. 1인 기업과 1인 회사는 다른 개념입니다.
○전술한 내용을 법률로 확인합니다. 국민건강보험법(건보법) 제6조 제1항은 ‘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구분한다.’라고 규정합니다. 재직 중인 근로자는 직장가입자이고, 퇴직하면 지역가입자 또는 피부양자로 변경됩니다(제3항). 지역가입자로 변경되면 건보료의 인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경우를 포착하여 자칭 ‘재테크 전문가’가 등장하여 1인 법인을 세우고 대부업자 등의 등록을 권유합니다. 그러나 대부업의 등록은 금감원에 5억원 이상의 잔고증명이 필요하며 금감원이 시어머니 노릇을 한다는 점은 쏙 빼고 감언이설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대부업이든 아니든 실제로 영업활동의 실체가 없이 ‘무늬만’ 법인사업체로 등기를 하면 건보공단이 실사를 하는 경우가 상례입니다. 실제로도 각종 고발 및 진정, 투서 등이 부지기수로 행해집니다. 그리고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건보료를 아끼려다가 망신당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6조(가입자의 종류) ① 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구분한다.
②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 및 사용자와 공무원 및 교직원은 직장가입자가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제외한다.
1. 고용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
2. 「병역법」에 따른 현역병(지원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된 하사를 포함한다), 전환복무된 사람 및 군간부후보생
3. 선거에 당선되어 취임하는 공무원으로서 매월 보수 또는 보수에 준하는 급료를 받지 아니하는 사람
4. 그 밖에 사업장의 특성, 고용 형태 및 사업의 종류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의 근로자 및 사용자와 공무원 및 교직원
③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그 피부양자를 제외한 가입자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