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그 의미는 삼성전자의 인사방향은 한국 기업 전체의 인사방향의 리더라고 전용해도 무방합니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선도하는 리딩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건희 전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처럼 역대 삼성전자의 경영방침 내지 인사방향은 다른 기업에게 파급력이 직접적으로 미쳤습니다. 다음 <기사>는 ‘30대 상무’라는 파격적 인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야가 반도체 사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기사>는 ‘세대교체는 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사업과 고대역폭메모리(HBM)·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사업’으로 소개합니다.
○얼마 전에 잰슨 황과 치맥회동을 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듯합니다. 이는 향후 삼성전자의 체질개선과 더불어 사업방향 자체를 AI 등 미래를 책임질 분야라고 확인사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실은 삼성은 중요한 고비마다 미래에 대하여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하였습니다. 제일제당의 소비재에서 제일모직과 제일합섬으로 대표되는 섬유산업, 그리고 시계와 카메라 등 ‘돈이 안 되는’ 분야를 과감하게 버렸던 과거 삼성의 DNA가 작동한 것입니다. ‘재벌가 막내아들’의 주인공 진양철 회장이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인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 진양철 회장의 멘트, ‘이게 돈이 됩니까?’는 실은 고 이병철 창업주의 단골멘트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인사태풍은 한국경제의 나침반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밝음이 있으면 어둠도 아울러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실무를 익힌 30대를 대거 경영진에 합류시킨 것은 기존 경영진은 백수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승진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퇴직을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아가 승진에서 탈락한 사람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최근의 인사관리는 퇴직자는 물론 승진탈락자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직자의 경업금지의무는 이미 오래전부터 법원에서 판례를 낳았지만, 상대적으로 승진탈락자에 대하여는 관심도가 떨어집니다. 지속적으로 정년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실력자를 승진시켜 조직을 쇄신하여야 한다는 상치되는 주장은 사업장 내 갈등을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는 후배가 승진하여 추월을 해도 임원이 아닌 직원으로 만족한다는 여론도 존재합니다만, ‘서울 자가 김 부장’의 사례를 보면 아직 완전히 정착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장유유서가 뿌리 깊은 유교국가 한국에서 후배가 승진을 하고 선배가 승진탈락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 중의 하나가 이른바 역직위의 문제입니다. 다음 서울고법 판례(서울고법 2006. 8. 18.선고 2005나109761 판결)는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협의절차 없이 일률적으로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정년예정 근로자들을 후선배치하는 전보발령을 한 사안입니다. 물론 삼성전자는 이런 인사시스템이 아닙니다. 그러나 시중은행이나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대다수 기업은 승진에서 탈락한 직원을 후선배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 지점장을 지낸 직원을 대거 부지점장 등의 직위로 내몬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IMF 구제금융 당시 엄격한 법리가 적용되는 정리해고제도를 면하려는 부당한 방법으로 행한 경우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처럼 기업의 체질개선과 향후 경영목표의 변경이라는 과제를 두고 능력자를 전진배치하는 것이 혁신기업의 전형적인 문법이라는 점도 아울러 고려해야 합니다. 2030세대들이 4050세대를 비판하는 이유 중의 하나를 압축한 말이 ‘월급루팡’입니다. 회사에 기여하는 바는 없이 월급만 축낸다는 의미입니다. 향후 기업은 정년연장이라는 정치권과 노동계의 요구, 그리고 혁신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의 숙명과의 한판승부를 감내해야 합니다.
<기사>
삼성전자가 2026년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세대교체는 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사업과 고대역폭메모리(HBM)·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사업에서 추진됐다.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승진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줄었지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젊은 피’ 수혈이 ‘핀포인트’로 단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삼성전자는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30대 상무 2명과 40대 부사장 5명이 승진했다고 밝혔다. 작년(30대 상무 1명, 40대 부사장 8명 배출)과 비교하면 승진 규모는 소폭 줄었다. 삼성전자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과 삼성리서치에서는 AI와 로봇 사업 등에서 승진자가 나왔고, DS부문은 핵심 사업분야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약점으로 꼽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40대 부사장 승진자가 배출됐다.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5/11/25/AUXEUHZE4VEMTKVEDVSQQW4ZKY/
<서울고법 판례>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협의절차 없이 일률적으로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정년예정 근로자들을 후선배치하는 전보발령을 한 사안에서, 사용자에게 인력구조 개선효과를 위하여 부득이 정년에 가까운 일정한 수의 직원들을 후선배치할 수밖에 없었던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는 점, 현재 시행중인 임금피크제와 비교해 보아도 연령만을 기준으로 정년예정자를 일률적으로 후선배치한 것이 비합리적이거나 불공정하지 않은 점, 위 후선배치가 인사규정에 반한다거나 그로 인한 임금 삭감의 불이익이 사용자의 인사권한의 재량을 부정할 만큼 근로자들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닌 점, 비록 근로자와 사전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더라도 위 후선배치는 종래 인사관행에 의하여 계속 시행되고 있던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전보발령이 유효하다.
(서울고법 2006. 8. 18.선고 2005나10976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