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과 사회보험료의 물가연동제의 가능성>

by 성대진

○흔히 ‘자원’하면 지하자원이나 해저자원 등 물리적인 것을 연상합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자원이란 희소성이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경제학은 희소성이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인간의 활동이라 정의되기 때문입니다. 소시민도 이해하는 ‘최소비용에 의한 최대효과’란 결국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최소시간이라는 개념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시간은 가장 근본적이고 희소한 자원 중 하나로 도출됩니다. 소시민의 상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경제학자도 시간의 자원성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시간이란 부자와 빈자 모두에게 동등한 자원입니다.


○그런데 시간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존재합니다. 이 중에서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질이 있습니다. 미래에 전쟁이 날지 여부, 그리고 코로나19사태가 발발할지 여부는 오로지 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신을 부정하는 시각에서는 그 누구도 모르는 시간이 미래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의 분과 중의 하나인 경기예측론은 극강의 난이도를 지녔습니다. 당장 각종 첨단장치로 중무장한 일기예보도, 심지어 인류역사상 최강의 나라 미국도 틀리기 십상입니다. 미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재정정책도 진행된 현실과 다르기 마련입니다. 뭐든 그렇지만, 궁하면 통하는 법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응한 국가차원의 정책은 놀랍게도 고대 당나라에서 이미

실시되었습니다. 단군 이래 한국이 중국보다 잘 살았던 시기는 50년이 채 되지 않는데, 각종 제도에서도 중국의 그것이 한국보다 우수했습니다. 슬프지만 사실입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영의정, 좌의정 등 의정부와 이조, 호조 등 6조의 원조가 당나라의 3성 6부제도입니다. 율령격식 등 율령체제, 그리고 자비청황 등 사색공복의 원조도 당나라입니다. 삼국시대부터 우리 조상은 중국의 제도를 모방하면서 고대왕국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당나라의 세제 중에서 인상적인 제도가 조용조라는 조세부과항목을 구분한 것과 양세법이라는 징수시기에 대한 것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미래에 대한 지출을 확정한 후에 그 지출수요에 대응한 조세를 징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양세법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양출제입의 원칙입니다. 이는 현대재정제도와 일치하는 제도로서, 당시 통일되지 않고 무질서하게 운영되던 각종 세금 제도를 정리하고, 국가 재정 운영에 탄력성과 효율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중앙 정부가 필요한 예산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세금을 징수함으로써, 재정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 절도사들의 무분별한 징수를 통제하려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서양문명의 근간이 로마라면, 동양문명의 근간은 누가 뭐래도 중국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한국인 중에서 중국이나 중국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만, 중국의 힘 자체는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출제입의 원칙은 미래를 전년도와 동일하다는 가정하에서 설정된 것입니다. 필연적으로 예측한 미래와 발생한 현실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양출제입의 원칙의 한계라 보는 시각도 있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인간의 구조적 한계입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최근 5년간 월급보다 근로소득세·사회보험료·필수생계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른바 '유리 지갑' 직장인들의 부담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설명하면서 조세 및 사회보험료의 산정에서 가정한 물가상승률보다 조세공과금의 상승률이 높은 사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정책과 실제의 괴리는 어쩌면 필연적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조세공과금과 물가를 연동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흔히 사회보험료는 조세에 준하기에 ‘조세물가연동제’라 부르곤 합니다. 일단 사회보험료 등을 포함한 조세를 물가에 연동한다는 발상 자체는 평가할 만합니다. 그런데 물가를 산정하는 품목의 설정과 구체적인 방법, 그리고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따라 세율이나 보험료율을 사전에 제정하여야 한다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여야 한다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기사>

최근 5년간 월급보다 근로소득세·사회보험료·필수생계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른바 '유리 지갑' 직장인들의 부담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한국경제인협회 분석에 따르면 근로자 월 임금은 2020년 352만7천원에서 2025년 415만4천원으로 연평균 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월급에서 원천 징수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의 합은 월 44만8천원에서 59만6천원으로 연평균 5.9% 늘었다. 이에 따라 임금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에서 14.3%로 커졌고, 월평균 실수령액은 2020년 307만9천원에서 2025년 355만8천원으로 연평균 2.9% 오르는 데 그쳤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77644?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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