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행위 중 대체근로자의 채용과 사용자의 처벌>

by 성대진


○법률상의 제도는 대부분 수범자인 사람들이 지키지 않을 것을 전제로 만듭니다. 괜히 성악설의 선구자 격인 법가(法家)의 근간이 ‘인간 불신’을 사상의 기저로 성립된 것이 아닙니다. 21세기 현대 국가체계에서도 법률은 슬프게도 인간 불신을 전제로 규정합니다. 이를 토대로 법학의 근간은 위법을 전제로 그 효과를 논하는 학문이 필연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법학에 붙여진 낙인은 ‘위법의 학문’입니다. 법원에서는 위법의 민사, 형사, 그리고 행정의 효과를 법률의 이름으로 적용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법률에 정통하려면 언제나 위법에 대한 효과를 검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노동법도 법률의 영역이기에 위법에 대한 효과를 탐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제43조 제1항은 ‘사용자의 채용제한’이라는 제목으로 사용자에게 ‘쟁의행위 기간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의 금지를 규정하고 제91조는 이를 위반한 사용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합니다. 여기에서 왜 이런 조문이 도입되고 형벌까지 규정하는가를 탐구하여야 합니다. 사용자는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조업장의 조업활동이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제한을 받습니다. 당연히 대체인력의 투입을 고려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실행되면 쟁의행위는 유명무실해 집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사용자에게 채용제한과 그 위반 시에 형벌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 보호를 위한 중대한 보호장치입니다.

○법문은 물론 법조문의 제목에서 ‘사용자’의 채용제한을 규정한 이유는 명백합니다. 노동조합의 정당한 쟁의행의를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어느 학설을 취하더라도 채용 자체는 사용자의 고유권입니다. 사용자의 인사권의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채용을 제한하는 것은 그만큼 노동조합의 정당한 쟁의행위의 보호필요성이 상존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문이 생깁니다. 사용자를 처벌하는 것은 명백하지만, 그 채용의 대상이 된 대체근로자나 채용에 관여한 자의 형벌이 바로 그것입니다. 채용금지를 주도한 자는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손과 발 내지는 도구로 활동한 자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대법원 2020. 6. 11.선고 2016도3048 판결)은 여기에 대하여 ‘채용 또는 대체하는 행위와 채용 또는 대체되는 행위는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음에도 채용 또는 대체되는 자를 따로 처벌하지 않는 노동조합법 문언의 내용과 체계, 법 제정과 개정 경위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는 사용자에게 채용 또는 대체되는 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일반적인 형법 총칙상의 공범 규정을 적용하여 공동정범, 교사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라고 판시하여 불벌의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조항은 형법 제33조와 저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사용자라는 것은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위 판례로 신분범을 부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근로계약으로 사용자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기에 신분범으로 구성할 수도 있지만, 신분범을 부정하는 것은 아마도 대체채용된 근로자들을 무한대로 처벌하면 형사정책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고려가 있지 않나, 하는 느낌적 느낌입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사용자의 채용제한) ①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

②사용자는 쟁의행위기간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 줄 수 없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은 필수공익사업의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 중에 한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거나 그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 주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91조(벌칙) 제38조제2항, 제41조제1항, 제42조제2항, 제43조제1항ㆍ제2항ㆍ제4항, 제45조제2항 본문, 제46조제1항 또는 제63조의 규정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3조(공범과 신분)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제30조부터 제32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한다. 단, 신분관계로 인하여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에는 중한 형으로 벌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판례>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91조 , 제43조 제1항 ]. 여기서 처벌되는 ‘사용자’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


노동조합법 제91조 , 제43조 제1항 은 사용자의 위와 같은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에게 채용 또는 대체되는 자에 대하여 위 법조항을 바로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음은 문언상 분명하다. 나아가 채용 또는 대체하는 행위와 채용 또는 대체되는 행위는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음에도 채용 또는 대체되는 자를 따로 처벌하지 않는 노동조합법 문언의 내용과 체계, 법 제정과 개정 경위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는 사용자에게 채용 또는 대체되는 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일반적인 형법 총칙상의 공범 규정을 적용하여 공동정범, 교사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대법원 2020. 6. 11.선고 2016도304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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